가을 이후 이례적으로 온화했던 날씨 덕에 잠시 느슨해졌던 유럽 에너지 대란 위기감이 겨울 한파가 몰아치며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영국이 12년 만에 최저기온을 기록했으며 향후 한 달간 북유럽 기온이 30년 평균치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당장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50% 가까이 폭등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럽이 비축한 가스로 올해 위기는 넘기겠지만 내년에 더 엄격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북극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북·중부 유럽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향후 한 달 동안 북유럽 기온이 줄곧 영하 8도~영하 3도에 머물며 영하 2도~영하 1도 수준이던 30년 평년 기온을 밑돌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영국 기상청은 이날이 2010년 12월 이후 영국에서 가장 추운 날이라고 밝혔다. 가장 기온이 낮았던 스코틀랜드 애버딘셔 지역은 기온이 영하 9.3도까지 떨어졌다.

날씨가 갑작스럽게 추워지며 에너지 비상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12월 한파가 시작되자마자 네덜란드 TTF 거래소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h)당 150유로 안팎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월 26일의 최고가(339유로·약 46만7000원)에는 못 미치지만 저장고 충전 소식에 안정세를 보였던 10월 25일(99유로) 대비 5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더 줄이고, 중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