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출근하는 이상민 장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해임건의안 통과 다음날인 12일 오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기 위해 관용차에서 내리면서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있다. 김호웅 기자

대통령실 “예산안 합의처리 등
민주당 약속 거짓말로 드러나”
국정조사 ‘보이콧’ 적극 검토

이태원유가족협의회 입장 등 고려
‘공개적 거부’ 표명은 않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 해임건의안을 거부하기로 방침을 결정, 내년 예산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정국이 정면충돌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예산안 합의처리 이후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약속이 거짓말이었다는 게 드러났다”며 “대통령은 해임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발송한 해임건의안은 이날 인사혁신처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 전달된다. 다만 대통령실은 전날 발족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입장을 고려해 공개적으로 해임 거부 입장을 공지하지는 않기로 했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입장을 낼 가치가 없다”는 의견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를 보이콧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야당이 먼저 합의를 깬 것”이라며 “야당 단독으로 진행하는 국정조사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정조사 특위 위원 전원은 전날 원내 지도부를 찾아 사의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정조사 특위는 출범 19일 만에 여당과 대통령실이 불참하는 반쪽 특위가 됐다.

이 장관도 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해 근무했다. 이 장관은 거취 표명 계획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재차 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는) 책임을 방기하고 회피에 급급한 정부에 첫 책임을 묻는 단추를 끼운 것”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국민의 뜻과 국회의 뜻을 존중하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맞서며 마지막 기회를 걷어찬다면 민심의 혹독한 심판이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임 거부 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교착 상태에 빠진 여당은 자구책을 통한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부자 감세 (비판을) 피하면서 투자 유치를 촉진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