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부추기던 민주, 한발 물러서
당·정은 “복귀하면 논의하겠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했지만, 국민의힘은 아랑곳하지 않고 화물연대의 업무 복귀를 재차 요구했다. 안전운임제 일몰이 약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시간을 끌 수 있고, 설령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토위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안전운임제를 2025년 12월 31일까지 운영한다’는 부칙을 추가해 의결했고, 이어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도 개정안을 처리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정부가 당정협의를 통해 제시한 ‘품목 확대 없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수용하겠다며 한발 물러났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조속한 업무 복귀 전에는 어떠한 논의도 불가능하다’며 화물연대가 먼저 업무복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수적 우위에 있는 민주당이 상임위 단계에서 단독으로 법안을 의결했지만,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법사위의 벽을 넘어야 한다. 지난 2020년부터 수출입 컨테이너·시멘트 등 2개 품목 대상으로 3년 시한의 일몰제로 도입된 안전운임제의 시한은 올해 12월 31일까지라, 법사위에 계류된 채 일몰되는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정부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 국토위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전체회의에서 단독 의결하더라도 법사위에 가야 하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정부와 여당은 강경 대응 입장을 거듭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경제를 위협하는 불법적 파업은 대한민국에 설 곳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불법파업에 대해 사과하고 현장으로 복귀하라.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11월 22일 정부·여당이 국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제안한 적은 있으나, 화물연대가 11월 24일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했기 때문에 그 제안이 무효화된 것”이라며 “‘선 복귀·후 대화’라는 정부 입장은 확고하며, 여기에는 어떠한 조건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도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에 대한 재검토는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조재연·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