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총파업 참여 0.45%뿐인데
2차 총파업도 14일 강행 방침
대정부 주도권잡기 강경 일변도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조합원 총투표 형식으로 출구전략에 들어갔지만,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은 기존 투쟁 일정을 지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의 시작점인 화물연대가 사실상 파업을 철회하고, 동조 파업 동력도 상실한 상황에서 건설산업연맹과 택배노조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연맹 등의 파업과 집회를 통해 연말 정부의 노동시장개혁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민주노총이 노동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파업을 위한 파업을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연말까지 총파업·결의대회 등 7개 방식의 투쟁 일정을 공개하며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14일 총파업은 13일로 예정된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최종 권고안’ 발표를 겨냥한 만큼 가용할 수 있는 사업장을 동원해 세 과시에 들어갈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노동계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연말 노동계 이슈인 노란봉투법과 노동시장개혁에 대응하는 성격의 집회·총파업을 감행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이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를 주도한 것 또한 대정부투쟁의 계기로 삼으려는 목적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주도 총파업뿐 아니라 개별 사업장 노조 파업 또한 경기지표 악화 속에서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1차 총파업은 상반기 투쟁 강도를 높였던 조선업 노조가 대거 이탈하면서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 110만 명 중 약 5000명(0.45%)만 참여하는 데 그쳤다. 일반 조합원 참여가 아닌 집행부 행사 수준이었다. 특히 화물노조 운송거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봤던 철도노조도 이탈했다. 최근 잇따른 총파업이 국민 여론에 반하면서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외침이 개별 사업장 노조원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전날 오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차 총파업을 선언했지만, 오후에 화물연대가 운송거부 복귀 조합원 총투표 계획을 밝혔다. 민주노총 내에선 연말 이어지는 집회·총파업에 조합원이 대거 이탈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도 제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입장에선 대정부 투쟁 외에 대응책이 없다는 한계점도 노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