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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채점 결과 분석

최고점 국어 134·수학 145점
작년 2점차서 큰폭으로 벌어져
전문가들 “역전 불가능한 숫자”

재학2·재수1명 만점…모두 이과

지난달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국어는 쉬웠지만, 수학과 영어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변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지난해 2점에서 올해 11점으로 크게 벌어지면서 수학 성적이 대입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학 점수가 상대적으로 좋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이공계열은 물론 인문사회계열 학과까지 휩쓰는 이른바 ‘문과 침공’이 올해 더욱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8일 발표한 수능 채점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34점, 수학은 145점이었다. 지난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역대 수능 중 두 번째로 높은 149점이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15점 낮아졌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147점)보다 2점 낮아졌다. 올해 국어는 지난해보다 난도가 떨어졌고, 수학은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 대비 소폭 낮아졌음에도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인원이 지난해 2702명에서 올해 934명으로 3분의 1로 줄었다. 이는 수학에서 킬러 문항이 상위권 학생들에게 변별력 있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능만점자는 총 3명으로 재학생 2명과 재수생 1명이 받았다. 이들은 모두 과학탐구영역을 선택한 이과생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올해 수능은 선택과목별 유불리보다도 과목 간 유불리가 매우 큰 시험이었다고 평가한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와 수학이 11점 차 발생했는데, 지난해 2점 차에서 매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에 절대적으로 기울어진 수능으로 국어에서 만점을 받고도 수학 상위권 학생에게 (입시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이 정도면 역전이 불가능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첫 문·이과 공통 시험이 실시됐을 때 수학 공통 과목에서 이과생들이 높은 등급을 휩쓸었는데, 올해는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화돼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자연계열 학생들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수학에 강한 고득점 이과생들이 문과 교차지원 시 지난해보다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문계열 학생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과생들의 교차지원에 따른 상경계열 합격선 상승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절대평가인 영어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7.83%(3만4830명)로 지난해 6.25%(2만7830명)보다 늘었다. 다만 영어 2등급 이내 비율은 지난해 12만4271명(27.9%)에서 올해 11만7894명(26.5%)으로 6377명 감소했고, 3등급 또한 지난해 23만6390명(53.1%)에서 올해 21만4654명(48.2%)으로 2만1736명 감소했다. 이 때문에 수능 최저 미충족자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절대평가인 한국사 영역은 1등급 비율이 28.88%(12만9273명)로 지난해 37.57%(16만8379명)보다 낮아졌다. 탐구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정치와 법’이 74점을 기록했다. 과학탐구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은 ‘화학Ⅰ(75점)’이 가장 높았고, ‘지구과학Ⅱ(67점)’가 가장 낮았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