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3월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보도한 조선중앙통신의 사진. 연합뉴스

‘주적’이란 표현 대신 사용할 듯
내달 나올 국방백서 초안에 반영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백서에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부활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정부 측에 따르면 ‘2022 국방백서’는 다음 달 발간될 예정이다.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된다. 그리고 이번 국방백서 초안에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 5월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국방백서 등에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이후 군은 장병 정신전력 교재에 ‘북한군과 북한정권은 우리의 적이다’는 내용을 명시해 배포했다. 또 이번에 국방백서에도 군 정신전력 교재와 동일한 표현이 들어가는 셈이다.

북한군에 대한 주적 개념은 지난 1994년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을 계기로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 명기돼 2000년까지 유지됐다. 그러나 다시 남북 화해 무드가 형성되면서 지난 2004년 국방백서부터는 ‘직접적 군사위협’ 등의 표현으로 바뀌었다. 또 보수 정권으로 분류되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에도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는 표현이 사용됐을 뿐 ‘적’이란 표현은 명시되지 않았다.

‘적’ 표현이 다시 등장한 것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계기였다. 같은 해 발간된 국방백서에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다시 담겼고 박근혜 정부까지 유지됐다.

이후 2017년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뒤 2018년과 2020년 국방백서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사라지고,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로 대체됐다. 따라서 국방백서의 이번 초안이 유지된다면 2016년 이후 6년 만에 북한을 향한 ‘적’ 표현이 재등장하는 것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월 14일 대선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계정 캡처

다만 2022년 국방백서에도 북한에 대해 ‘주적’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1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