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에서 잇단 하향 조정
2% 미만 1970년 이후 5번 불과
시위 격화되는 중국 경제 등 우려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가 나왔다. 세계경제성장률이 2% 미만을 기록한 해는 1970년 이후 다섯 차례밖에 없어 사실상 ‘침체 예고’로 해석된다. 내년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경제 3대 블록의 동시 둔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특히 IMF는 코로나19 봉쇄조치와 이에 따른 반발 시위 격화로 내홍을 겪는 중국 경제에 우려를 표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넥스트 콘퍼런스’에 참석해 “내년도 세계경제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최근 소비, 투자심리 전망이 좋지 않아 2023년은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지난 7월 내년도 세계경제성장률을 2.9%로 관측했다가 10월에 2.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이날 발언에 따라 내년 1월 전망치에서는 2% 미만으로 재차 하향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70년 이래 세계경제성장률 2% 미만 기록은 다섯 차례다. 가장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됐던 2020년(-3.5%)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0.8%)에 2%에 미치지 못했다. 내년에도 이 같은 수준의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국의 경기침체를 우려했다. 그는 “세계경제성장의 35~40%가 중국에서 비롯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년에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곳곳에서도 경기 둔화의 신호들이 감지된다. 특히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이날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0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PMI는 50 이상이면 확장을,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미국 제조업이 위축 국면에 접어든 것은 코로나19 초장기였던 2020년 5월(43.5)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나온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6.0% 증가에 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결정에 참고하는 주요 지표인 PCE 물가지수는 지난 6월 7.0%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7% 수준까지 제기됐던 Fed의 ‘최종금리(Peak rate)’가 기존 전망보다 크게 낮은 5%를 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같이 전망하며 “Fed가 비둘기파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