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멈춰선 물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신양회 시멘트 수색공장에서 경찰들이 화물연대의 운송방해 등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 화물연대 이틀째 총파업

시멘트 업계 하루피해 190억
둔촌주공 재건축 또 중단 위기

아산공장 현대차 300대 발묶여
현대제철 5만t도 공장에 쌓여
경총 등 “파업철회” 공동성명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이틀째 총파업을 벌인 25일 자동차·철강·시멘트·건설 등 산업현장 곳곳에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당장 수출용 차량과 철강 완제품, 시멘트 등의 육상 운송이 대부분 중단됐다. 건설 현장도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1%대 저성장과 주력 산업 침체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개연성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주요 업종별 단체들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화물연대 운송거부 중단, 예고된 철도파업의 철회 등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업계는 지난 6월 파업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전국 시멘트공장에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운행을 멈추며 전날 하루 출하 예정이던 약 20만t의 시멘트 중 실제 출하량이 1만t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t당 10만 원을 적용하면 출하하지 못한 19만t에 대한 피해액은 약 190억 원으로 추산됐다.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철도나 선박 등을 이용해도 결국 레미콘 공장 등 현장까지 제품을 운송하려면 BCT가 반드시 필요한데 현재 별다른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다”며 “비노조원 BCT 운송자들도 눈치를 보며 모두 운송을 중단해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레미콘 업체들은 기존 시멘트 재고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시멘트 제품 특성상 재고량이 한정돼 이틀 후부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시멘트는 1주일, 레미콘은 서울·수도권은 이틀, 지방은 3∼4일 정도면 재고가 바닥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 분양에 들어가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은 레미콘 타설이 중단될 위기를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건설현장이 파업 영향을 받고 있다”며 “초기 토목작업을 하는 현장들만 앞서 야적해 둔 자재를 활용하고 있지만 오래 버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철강과 타이어 업계에서는 물류난이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총파업과 동시에 출하가 중단되면서 철강제품 5만t이 전국 공장에 그대로 쌓였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부품 조달에는 문제가 없지만, 완성차를 출고센터로 옮기는 기사 대다수가 화물연대 파업에 참가하면서 탁송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전날 현대차는 아산공장에서 출고될 예정이었던 차량 500대 중 수출용 차량 300여 대의 발이 묶였다. 유통업계와 석유화학업계도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모든 유조차가 전부 멈춘 경우를 가정했을 때 4일 정도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총파업 첫날 화주들로부터 19건의 애로사항이 접수(24일 오후 6시 기준)됐다고 밝혔다. 생활용품 판매 업체인 C사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납품지연이 발생해 국내·외에서 지체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화물연대의 불법 행위를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이승주·이근홍·김성훈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