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李로 향하는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천화동인 1호 李시장실 것”

석방 후 첫 재판서 진술 바꿔
유동규 이어 李관련 잇단 폭로
‘양날개’ 김용·정진상은 구속
檢 ‘대장동’ 李겨냥 수사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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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뒤 재판에 출석한 남욱 변호사가 이날 법정에서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지분이 있었던 것을 인지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이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지난해 대장동 수사 당시 천화동인 1호의 지분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장동 수사팀이 바뀌고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진술을 바꾸면서 이 대표 측 지분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천화동인 1호 지분 일부가 사실상 대장동 개발 특혜 제공에 따른 이 대표의 돈으로 보고 있는 검찰 측 입장을 뒷받침해주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장동 사업 개발 이익이 이 대표의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 갔는지 보고 있는 검찰의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남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의 심리로 진행한 대장동 특혜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검찰 주신문에서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 있다는 사실을 2015년 2월부터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라며 “당시엔 선거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겁도 났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정신이 없어서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라고 답변했다.

남 변호사의 말만 놓고 보면, 천화동인 1호의 이 대표측 지분은 기존 700억 원보다 늘어난 1200억여 원이 된다. 이는 천화동인 전체 지분의 30%가량에 해당된다. 이날 남 변호사의 증언은 지난해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지난해 검찰은 대장동 일당을 압수수색해 남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한 장짜리 자필 메모지를 확보했다. 당시 메모에는 천화동인 1호의 소유자가 김만배와 ‘다른 사람’이라고 적혀있었다. 남 변호사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유 전 본부장이라며, “누군가 메모를 볼까 봐 유 전 본부장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남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대장동 재판에서 기존과 다른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정영학 회계사를 직접 신문하면서 “2015년 2월 또는 4월에 김만배 씨가 나도 지분이 12.5%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이 시장 측 지분이라고 얘기해 내가 반발한 것은 기억나느냐”고 물었다. 유 전 본부장 외의 인물이 대장동 사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사업 이익이 이 시장 측에게 전달되기로 약정됐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소장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천화동인 1호 지분 절반에 해당하는 700억 원 중 제반 비용을 뺀 428억 원이 정 실장과 김 부원장, 유 전 본부장 몫이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 변호사는 이날 대장동 사업에 이 대표 측 지분이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재차 답변한 것이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