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사법 리스크’ 2인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의 국가책임과 재난안전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노웅래 의원이 내민 손을 바라보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사법리스크 돌파 나선 이재명

지역화폐 예산확보 간담회 열고
오후엔 ‘사망사고’ 오봉역 방문
검찰수사 말 아끼며 공수전환 꾀해

민주당 “일단 예산안 심사 집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측근인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구속 기로에서 민생 행보로 우회 돌파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이재명 표’ 예산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증액에 직접 나서는 한편, 산재 현장을 찾는 등 예산과 민생으로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민주당 전국 소상공인위원회와 함께 지역화폐 예산 확보 간담회를 열었다. 특정 예산 확보를 위해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역화폐 예산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도입해 대선 후보 시절에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이재명 표’ 예산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해당 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7050억 원 전액 삭감됐다.

민주당 전국 소상공인위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소비자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화폐 예산을 원상 복구하라고 촉구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들은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지역화폐 예산이 윤석열 정부에 의해 전액 삭감됐다”며 “정부가 최악의 경제 불황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위기대응의 진정한 시작점은 지역화폐 예산의 원상복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경기 의왕시 오봉역을 방문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관계자와 철도노조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한다. 지난 5일 오봉역에서 코레일 직원이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실태와 안전사고 관리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앞서 페이스북에 이 사건을 언급하며 “누군가 죽어도 바뀌지 않는 나라에 ‘세계 10위 경제 강국’이라는 이름은 자랑스럽지 않다. 거듭되는 안전 참사 희생자들의 넋이 ‘얼마나 더 죽어야 바뀌는 건가’라고 외치는 듯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 고조에도 이번 주 양대 노총 예방을 시작으로 예산과 노동 현장으로 보폭을 넓히자, 정치권에서는 겉으로 ‘정중동’의 행보로 보이지만 결국 민생 이슈 선점을 통한 우회 돌파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자신과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해 최대한 말을 아끼되 민생 관련 의제에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 순회 일정도 얼개를 잡아뒀는데 최근 검찰 수사 상황 등으로 보류 상태”라며 “일단 정부 예산안 심사에 집중해 민생 예산을 최대 확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