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강원 원주시 호저면 섬강매향골 체험휴양마을을 찾은 어린이와 부모들이 칠봉체육공원에서 트랙터에 연결된 깡통열차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농촌애올래 - 원주 ‘섬강매향골 체험휴양마을’

소형 트랙터에 깡통좌석 9개
아이는 물론 어른까지 “야호”

화덕 피자 · 도토리묵 체험 뒤
가족과 함께 자작나무길 산책

원주 지역 배추 · 속 재료 이용
김장 담그고 불우이웃에 나눔

원주 =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우아! 얘들아, 손 흔들어.”

아이들보다 어머니들이 더 신났다. 이른바 ‘칠봉 KTX’로 불리는 깡통열차가 어른들까지 들뜨게 만든다. 비록 소형 트랙터가 깡통 모양의 좌석 9개를 끄는 미니 열차이지만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소리치게 만들 정도로 재미난 것은 사실이다. 잔디구장인 칠봉체육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돈 깡통열차의 기관사인 이하섭 섬강매향골 체험휴양마을 대표(원주시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는 “우리 마을 체험프로그램 중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게 깡통열차타기”라며 “타 본 어른들도 만족해 다른 마을에서 많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은 내리자마자 이 회장에게 “할아버지, 깡통열차 언제 또 탈 수 있어요?”라며 다음 출발 시간을 묻는다.

강원 원주시 호저면 칠봉로에 있는 ‘섬강매향골 체험휴양마을’은 입지는 물론, 특징 있는 프로그램으로 소문이 난 곳이다. 지난 13일 맑은 날씨 속에 각 지역에서 온 가족 단위 체험객들이 매향골을 찾았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첫 번째 프로그램은 가을 체험의 메인이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화덕 피자 만들기’다. 피자 체험을 위해 별도의 공간에 모인 아이들은 진행자의 설명에 따라 피자 반죽을 시작했다. 피자 모양으로 평평하게 만들고 소스를 바른 뒤, 정갈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양파와 버섯, 피망 등 각종 야채와 피자 치즈를 올렸다. 만드는 내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직경 20㎝ 정도 되는 플레이트에 피자를 올리면 순서에 맞춰 피자를 전기화덕에 넣는 것으로 체험은 마무리됐다.

이미지 크게보기 섬강매향골 체험휴양마을에서 체험객들이 화덕피자를 만들고 있다.

체험에 참여한 정태전(43) 씨는 “아이를 데리고 농촌체험활동을 위해 여러 곳을 찾아다니는데, 이곳은 처음”이라며 “넓은 잔디밭도 있고, 주변 환경이 매우 좋을 뿐만 아니라 직접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경험도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함께 피자를 만든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 재민 군도 “엄마 아빠와 함께 피자를 직접 만들어보는 게 너무 재밌다”며 웃었다.

오후 3시 20분까지 이어지는 체험 일정에는 도토리묵 만들기, 깡통열차 타기도 포함돼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바로 옆에 있는 섬강 자작나무숲 둘레길은 어른들이 특히 좋아하는 곳이다. 길이 4㎞, 1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이곳은 30년 이상 수령의 자작나무 5만3000여 그루가 있다. 올해 초 덱으로 놓은 길과 벤치, 나무 지붕이 있는 쉼터 등을 갖추고 개장을 했는데, 걸으면서 섬강과 일리천 주변 풍광까지 경험할 수 있다.

매향골 체험휴양마을의 가을 체험 프로그램은 주말엔 가족 단위가 중심이 된다. 넓은 잔디구장과 숙소도 갖추고 있어 평일 단체 체험객들도 적잖다. 호저면이 영동고속도로 문막IC에서 차로 10분이면 도착하는 위치여서 서울·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용이하다. 정남용 원주시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 사무국장은 “매향골은 입지가 좋고 오랜 기간 운영한 노하우가 쌓인 마을”이라며 “매향골은 체험 프로그램을 위해 상근자 2명과 바쁠 때마다 교대로 도움을 주는 마을 주민 네 분 정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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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관광 체험마을은 지역 사회를 위한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이다. 원주시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는 이날 원주지역단위농촌관광사업의 일환으로 ‘2022 원주 김장체험나눔한마당’을 열었다. 고장에서 생산한 신선한 재료로 만든 로컬푸드로 김치를 담그는 행사인데 100여 가족이 참가했다. 10㎏에 6만 원의 참가비를 내는데, 참가한 사람들은 그중 1㎏을 기부해 원주 시내 어려운 이웃에게 김치를 전달했다. 정 사무국장은 “이번 김장 행사도 100% 원주산 배추와 속재료를 사용했다”며 “김장 나눔과 같은 지역 먹거리를 소비하는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도 일조할 수 있는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