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정진상 비공개 출석에 기자들 허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출입구에서 기자들이 정 실장을 기다리고 있다. 정 실장은 이날 취재진을 피해 비공개로 소환됐다. 김호웅 기자

■ 검찰, 정진상 소환

대장동업자에 유리한 배당구조
이재명 인지 · 개입 여부 등 추궁
뇌물이 선거에 쓰였는지도 조사

정진상은 4개 혐의 모두 부인

검찰이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치적 공동체’로 규정한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대장동 일당에게 1억4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이 대표와 대장동 일당의 유착 의혹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실장이 대장동 사업 민간업자들의 특혜 요구 사항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개입하거나 인지했는지 등을 따지고 있다. 하지만 정 실장은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일방적 진술일 뿐 물증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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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날 오전 정 실장을 상대로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의혹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과 부정처사 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등 4가지 혐의를 조사하면서 최종 결재권자로서 이 대표의 관여 의혹도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이 요청한 개발 사업 관련 민원이 정 실장에게 상세하게 보고됐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검찰의 판단은 정 실장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담겼다. 이날 정 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는 업자들의 요구 사항이 이 대표에게 어떤 식으로 어느 정도로 보고됐는지 추궁하기 위함이다.

특히 검찰은 정 실장에게 적용한 뇌물 혐의 관련 돈의 흐름과 시기, 성격을 놓고 봤을 때 이 대표가 정 실장에게 적용된 혐의 사실을 인지했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실제 검찰은 대장동 업자들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성공을 위해 비자금을 조성, 종교단체 관련자 등에 돈을 전달한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2014년 4월 남 변호사가 조성한 비자금 4억 원 중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 씨와 유 전 본부장을 거쳐 정 실장에게 전달된 5000만 원을 ‘선거자금’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대장동 업자→유동규→정진상’으로 흘러간 돈이 정치적 공동체인 이 대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정 실장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김 씨의 지분 중 일부를 나눠 갖기로 한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관련성을 따지고 있다. 이미 검찰은 천화동인 1호 지분 49%의 절반인 24.5%에서 각종 비용을 공제한 428억 원이 유 전 본부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 실장 등의 몫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은 정 실장과 이 대표를 정치적 공동체로 규정한 만큼 해당 지분이 이 대표의 대선 등 정치 활동을 위한 자금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정 실장이 김 씨에게 해당 지분에 대해 “뭐 저수지에 넣어둔 거죠”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정 실장 압수수색 영장에도 김 씨 지분에 들어 있는 이 대표 측 차명 지분 은닉 등에 관한 사실을 모두 정 실장이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보고받았다고 명시됐다.

아울러 검찰은 정 실장이 위례신도시 사업에서 비공개 내부 자료를 남 변호사 등 민간업자에게 유출해 거액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에 대해서도 따져 물을 예정이다. 사실상 사업 초기부터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향후 일정 등 내부 자료를 공유하며 대장동 일당과 한 몸처럼 유착관계를 이어온 정황을 따져 본다는 계획이다. 당시 위례 사업의 최종 결재권자도 이 대표였다.

윤정선·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