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힘 “민주 속내 드러난 것”

“이태원 참사 세금지원 신중해야”
국회청원 동의 5만명 넘어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들의 명단과 사진을 공개해 추모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인사의 텔레그램 메시지와 관련,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유가족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패륜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이태원 참사를 ‘제2의 세월호 참사’로 몰고 가려 한다고 보고 총력 차단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해당 메시지를 거론하며 “이태원 참사를 대하는 민주당의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문진석 의원이 확인하는 모습이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 도중 포착됐다. 그런데 이 메시지에 ‘유가족과 접촉을 하든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서 당 차원의 발표와 함께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주 원내대표는 “당리당략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전의 광우병·세월호 행태를 그대로 재연해 정치적 이득을 노리려 하는 것”이라고 맹공했다. 반면 문 의원은 입장문에서 “해당 메시지는 개인 의견이며, 거부의 뜻을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동원된 ‘이심전심’ 단체 텔레그램 방에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조직의 실체는 물론 어느 선까지 연관돼 있는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런 사실을 인지했는지 등을 명명백백히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공당인 민주당이 반정부시위에 조직적으로 참여해 재난의 정쟁화, 재난의 정치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이 국민을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음모를 시도한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에선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가 대형 참사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정부 책임을 단정하기 어려운 데다 윤 대통령이 신속히 대응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달라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크게 변동하지 않는 등 여론 동향도 세월호 참사 당시와 다르다. 이태원 참사 관련 장례·치료 비용의 세금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국회 청원이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소관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