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성한(왼쪽부터) 국가안보실장,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종철 대통령 경호처 차장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 이태원 참사 ‘정쟁도구 변질’

여당“희생자 명단·사진까지 악용
치졸한 정치 당장 중단을” 직격

야당 “대통령이 주된 책임자” 지목
정부 실정 탓 참사‘프레임’씌워

8일 윤석열 정부 첫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둘러싼 ‘대통령 최종 책임론’ 공방이 펼쳐지면서 여야 대립이 불붙고 있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경질을 요구하며 국정조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여당은 이번 참사를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공격 소재로 삼는 것은 구태의연한 낡은 정치이자 ‘재난의 정쟁화’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를 가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상황을 모면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하고 후안무치한 이런 정권을 일찍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운영위원인 최기상 의원은 국감장에서 “공직자 중 가장 큰 책임자, 총괄 책임자는 대통령”이라며 “사고 열흘이 지났는데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정의당 등과 함께 9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10일 본회의에 보고한다는 방침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정쟁 도구로 사용하지 말고 초당적 협력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석기 의원도 “국민 분노에 불을 지르고 이를 방패 삼아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는 치졸한 정치를 당장 그만두라”고 직격했다.

장동혁 의원은 전날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문진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에게 이태원 참사 희생자 전체 명단과 사진을 공개해 추모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을 두고 “재난을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강력 규탄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러한 발상은 비공개 수사원칙 위반일뿐만 아니라 유가족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패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은지·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