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사건 첫 공판이 열린 지난 1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정민용 변호사가 공판이 끝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돈의 용처나 종착지는 몰랐다"며
불법정치자금 연루 의혹은 부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8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데 관여한 정민용(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 변호사는 24일 해당 자금의 전달 과정을 인정하면서도 "나는 전달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 변호사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검찰 수사 내용 등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한 남욱 변호사의 최측근 이모 씨에게 8억4700만 원을 전달받아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인물이다.

이날 정 변호사의 변호인은 "남 변호사가 ‘이거 동규 형 갖다주라’고 해서 8억4700만 원을 받아 전달했다가 1억원은 다시 (남 변호사에게) 돌려줬다"며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금액은) 정확하게는 7억4700만 원"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어 "정 변호사는 전달해주라니까 전달해준 것이고, 어디에 쓸 거냐, 누구 줄 거냐 이런 걸 물어볼 상황이 아니었다"며 "정 변호사는 그냥 심부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해당 자금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 부원장에게 전달되는지 여부는 몰랐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정 변호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공범으로) 입건된 것도 아니다"며 "검찰에서도 증거관계를 확인하려고 조사받은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특히 정 변호사의 변호인은 "의미 있는 건, (자금을) 만든 사람(남 변호사), 갖다준 사람(정 변호사), 전달한 사람(유 전 본부장) 세 명이 똑같은 이야길 한다"며 "왜 (김 부원장이) 부인하고 있냐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부원장 측은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