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정부 원전수출 드라이브

한수원, 2주내 의향서 서명
미국·프랑스와 경쟁사업과는 별개

이집트 수주… 체코선 입찰중
2030년까지 10기수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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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10월 말 폴란드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 관련 의향서(LOI·Letter Of Intent)를 체결할 전망이다. 한국과 폴란드 간 원전·방산 협력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수원이 이번 수주에 최종 성공할 경우 2030년까지 해외 원전 수출 10기를 약속한 윤석열 정부의 해외 원전 수주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20일 폴란드 현지 매체 제치포스폴리타와 스푸트니크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폴란드전력공사(PGE)와 폴란드 현지 민간 에너지기업인 제팍(ZEPAK), 한수원이 향후 2주 이내에 신규 원전 신축 사업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 매체는 이번 공동 컨소시엄은 ZEPAK이 2024년 말 운영 중단 예정인 폴란드 패트누프(Patnow) 갈탄 발전소 부지에 원전을 짓는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지역은 폴란드 정부가 고려 중인 4개의 원전 부지 중 한 곳이다. 매체는 또 “이번 프로젝트가 폴란드의 두 번째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이 될 예정”이라며 “첫 번째가 될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루비아토보-코팔리노(Lubiatowo-Kopalino) 원전 건설 사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수원은 4월 루비아토보-코팔리노 일대에 6~9GW 규모의 원전 6기 건설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는데 보도대로라면 이번 프로젝트는 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기존 제안서상 사업과 별개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체는 “미국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이뤄지고 정부가 패트누프에 두 번째 발전소 건설을 결정한다고 가정하면 폴란드 원자력의 전력은 8.8~11.8GW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외신은 또 원전 건설 사업은 한국과 폴란드 간 방산 협력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은 최근 폴란드에 국산 다연장로켓(MLRS) ‘천무’를 비롯해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수원이 이번 폴란드 신규 원전 수주에 성공할 경우 윤 정부의 2030년 원전 수출 10기 공약 이행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어서 향후 유럽 내 추가 원전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정부 출범 후 원전 생태계 복원과 수출 활성화 정책이 재개된 가운데 해외 원전 수주가 이어지는 셈이다.

한수원은 지난 8월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 건설 사업(구조물 건설과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수주전에도 참여 중이다.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200㎿ 이하 가압경수로 원전 1기를 짓는 사업으로 지난 3월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등 3곳을 대상으로 입찰이 개시됐다. 11월 입찰서를 제출하면 2024년 한 곳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이번 수주 성공 시 체코 정부가 계획 중인 최대 3기의 추가 신규 원전 건설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한수원이 폴란드에서 원전 신축 사업을 한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에서 원자력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오전 9시 6분 한신기계는 전 거래일 대비 12.07% 오른 678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신기계는 원자력발전소용 공기압축기를 국내 주요 원전에 공급한 업체다. 두산에너빌리티(4.12%)도 상승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삼영엠텍(6.91%), 지투파워(5.51%) 등 관련 기업들이 일제히 오름세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