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후 위안부운동 정리한 책 3권 출간 계획”
“강제 징용 문제, 위안부보다는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어”

이미지 크게보기 19일자 산케이신문 온라인 판에 인터뷰를 진행한 박유하 교수. 산케이신문 홈페이지 캡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묘사해 물의를 빚은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일본 일간지인 산케이(産經)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운동에 대해 “선의로 시작했지만, 방법을 잘못 썼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 등으로 표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선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문제가 된다고 본 표현 35곳 가운데 11곳은 의견 표명이 아닌 사실 적시라고 판단한 뒤 이 표현들이 모두 허위라고 판시하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해당 사건은 박 교수의 상고로 현재 대법원에 5년째 계류 중이다. 박 교수는 “(재판이)여기까지 길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상고심 판결이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유죄나 무죄, 어떤 쪽으로 판결을 내도 여론 비판에 노출되니 내부에서는 결론이 났는데도 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또한, 박 교수는 본인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가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에 거센 반발을 받은 것에 대해 “위안부 지원활동의 전환 필요성을 호소한 책들이 호평을 받으며 자유주의 진영이 분열되고 결과적으로 일본 측에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이들의 운동이 방해를 받았다”며 “그들은 위안부 문제를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한 2015년 한일 합의에도 내 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맹비난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 위안부 지원 단체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단체들이)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입증하는 데 중점을 두니까 입증에 도움이 되는 단순하고 알기 쉬운 증언이나 자료 외에는 눈을 돌리지 않게 되며 ‘역사의 사법화’가 진행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 교수는 한·일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원고 측은 협상 수단으로 법지상주의를 지지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위안부 운동에 비하면 아직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우선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2012년 이전에 이뤄졌던 유해 반환과 기념비 설립 사업을 재개해야 하고, 이런 활동을 통해 한일 양국이 공유할 수 있는 접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지난 8월 정년을 맞고 명예교수로서 활동을 시작한 박 교수는 향후 계획에 대해 “1990년대 이후 위안부운동 역사를 정리하는 책 등 3권 정도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식민지 지배에 얽힌 대립과 불화의 배경을 찾아 역사적 화해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