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내용 압축해도 응집력 강화 해석
중국식현대화·경제안보만 강조

중국 전문가들은 16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 대해 “3연임을 사실상 결정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적 자신감이 두드러졌고, ‘경제 안보’와 ‘중국식 현대화’를 강조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절반 이상 줄어든 당 대회 보고 △‘중국식 현대화’와 ‘경제안보’ 강조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 대부인 장쩌민(江澤民·96) 전 국가주석의 불참 △부동산 정책과 코로나19 방역 미언급 등을 4대 특징으로 꼽았다.

먼저 전문가들은 당 대회 보고가 55%로 줄어든 것을 시 주석의 권위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당 대회 보고서의 양이 55% 감소했다”며 “내용을 압축하려고 하거나 일부러 안 보여줄 정도로 시 주석의 장악력과 응집력이 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개막 보고에서 집권 10년간 이룬 성과를 “역사적 변혁”으로 평하며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안전’이라는 표현을 60차례 사용하고 ‘중국식 현대화’라는 표현을 50차례 사용한 것도 관심을 끌고 있다. 공동부유(共同富裕)와 과학기술교육 및 인재 양성 등을 핵심 목표로 내걸면서 미국과의 패권전쟁에서 ‘경제안보’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 대회에 시 주석의 ‘정적’으로 분류되는 상하이방 출신 장 전 주석이 불참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장 전 주석 외에도 주석단에 포함된 인물 중 상하이방에 속하는 주룽지(朱鎔基·93) 전 총리, 우방궈(吳邦國·81)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뤄간(羅干·87) 전 중앙정치법률위원회 서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하이방의 ‘집단 불참’이 시 주석의 1인 독재에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발표되는 공산당 주요 인사에서 상하이방 출신은 전멸하고,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 상무위원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당 대회에서는 부동산과 코로나19와 관련한 언급도 없었다. 시 주석 집권기 동안 약점으로 꼽혀온 분야인 만큼, 이를 숨기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