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K5 권총. SNT모티브 홈페이지 캡처.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50代 남성 긴급이송 수술 중
“軍출신 아버지가 보관하던 총”
경찰, 가족으로부터 진술 확보

‘부실한 총기관리’ 다시 도마위

11일 서울 서초구 주택가 인근 공원에서 50대 남성이 총기를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퇴역군인인 남성의 부친이 해당 권총을 집에 보관해왔고, 남성이 그 권총을 이용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권총 보관 경위 등에 대해 추가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 33분쯤 서초구 잠원동 인근 공원에서 50대 남성 A 씨가 권총을 이용,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총은 인터넷에서 유튜브 등을 참고해 제작한 사제 총기가 아닌, 진짜 권총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 씨의 부친이 군인으로 재직하다 퇴역할 당시 해당 권총을 집에 들여와 보관해왔다는 진술을 A 씨 가족으로부터 확보했다. 경찰은 해당 권총이 합법적으로 등록된 총기인지, 불법으로 보관해왔다면 입수와 보관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A 씨가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총기를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경찰관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지만, 경찰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 중이다. 현재 의식이 있는지 등 건강 상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총기사고는 국내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의 ‘2022년 총포 안전관리 세부계획’을 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총기로 인한 사고는 총 17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고의사고는 10건으로 전체 58.8％였다. 국내 총기사고는 대부분 직접 만들거나 해외로부터 밀수한 총기를 사용해 발생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 범인 성병대가 지난 2016년 10월 19일 서울 강북구 오패산로에서 난사해 시민 2명을 다치게 하고 경찰관을 숨지게 한 사건이다.

당시 성병대가 만든 사제 총은 나무토막 주위에 철제 파이프를 두른 조잡한 형태였지만, 총탄으로 쓴 쇠 구슬이 경찰관의 어깨 뒤쪽을 뚫고 들어와 폐를 관통하면서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