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국회 보건복지위 제출
4년간 10만건 · 356만정 추정

최근 마약 범죄가 우리 사회에 깊숙이 파고든 가운데 의사와 환자의 이름, 나이가 같아 ‘셀프 처방’으로 의심되는 의료용 마약류가 매년 2만5000건 이상 처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본인들이 셀프처방으로 투약하는 마약류 오남용 사례가 늘어나면 환자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미국 등 해외처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연숙(국민의힘)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의료용 마약류 조제·투약 보고 중 처방 의사와 환자의 이름·출생 연도가 동일하게 보고된 사례가 2018년 5월부터 2022년 6월까지 4년 1개월간 10만5601건에 달했다. 매년 2만5000건 이상 처방돼 이 기간 동안 총 처방량은 355만9513정이었다.

식약처에 따르면 마약류를 셀프처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사는 연간 7000∼8000명에 달한다. 2019년 8185명을 비롯해 2020년 7879명, 2021년 7736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698명이었다. 이는 전체 마약류 처방 이력이 있는 의사들의 약 5∼8%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식약처는 최근 2년간 프로포폴과 식욕억제제 등 일부 마약류 성분별로 처방량 상위 의료기관 42곳을 점검해 24건을 수사 의뢰하는 데 그쳤다. 적발 사례 중 461일 동안 향정신성의약품을 총 5357정 투약해 매일 11.6정씩 먹은 의사도 있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