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8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배우 량차오웨이가 5일 개막한 BIFF 레드카펫을 밟으며 취재진과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 부산영화제 온 량차오웨이 레드카펫에 환호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수상
한예리“梁, 아름답고 강인해”

故 강수연 추모행사도 마련
송강호·박해일 등 스타들 함께

부산=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부산에 다시 와 한국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합니다. 큰 영광입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량차오웨이(梁朝偉·양조위)는 5일 개막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화권은 물론, 국내에도 강력한 팬덤을 가진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완전 정상화된 BIFF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지난 2004년 이후 18년 만에 다시 BIFF를 찾은 그는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었고 이에 4500여 명 관객은 물론, 레드카펫 주위에 운집한 수백 명의 부산 시민들까지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배우 한예리는 아시아영화인상 시상에 앞서 “너무나 무해한 얼굴에 고독하고 처연한 눈빛을 가진 한 배우를 오래도록 존경하고 흠모해왔다. 그는 말하지 않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그의 몸짓은 여백을 남겨두는 동시에 헤아릴 수 없는 크기의 슬픔을 연기한다”며 “스크린 속 그는 언제나 온전하게 아름답고 강인한 배우”라고 이야기했다.

개막식에 앞서 량차오웨이의 친필 편지와 포스터, 엽서 등으로 구성된 ‘양조위 굿즈’를 판매하는 스토어에는 서울 등 각지에서 몰려든 팬들로 가득했고 판매를 시작한 지 4시간도 안 돼 모두 팔리며 그의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의 또 다른 주인공은 지난 5월 사망한 배우 고 강수연. 개막식에선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연주와 어우러져 고인의 출연작들과 배우 설경구, 문소리 등의 추모 메시지 영상이 5분 이상 상영됐다. 이용관 BIFF 이사장은 “강수연 배우는 BIFF의 지킴이었고 한국 영화의 거장, 우리의 수호천사이자 친구였다”고 추모했다.

완전 정상화된 영화제답게 개막식에는 송강호, 박해일, 신하균, 정해인, 한지민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석했다. 올해 레드카펫은 차분한 ‘블랙 앤드 화이트’로 장식됐다. 과거 종종 논란으로 떠올랐던 과도한 노출 드레스는 사라지고 차분한 흑백이 레드카펫을 가득 수놓은 것.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류준열과 전여빈 역시 각각 블랙 슈트와 드레스를 맞춰 입었다. 5일 개막한 BIFF는 오는 15일 폐막작인 일본 영화 ‘한 남자’ 상영까지 열흘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