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계곡 살인’ 사건으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은해(왼쪽)·조현수. 뉴시스

검찰이 ‘계곡 살인’ 사건으로 기소한 이은해(31·여) 씨와 공범 조현수(30·남)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가운데 다음 달 열릴 선고 공판에서 1심 재판부가 어떤 형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쟁점은 재판부가 이 씨와 조 씨의 범행을 직접 살인으로 보느냐, 간접살인으로 판단하느냐다. 이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진다. 이번 계곡 살인 사건에서 재판부가 이 씨와 조 씨의 범행을 피해자의 생명 보험금을 노린 계획 범행으로 보거나 심리 지배를 당해 취약한 상태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살인으로 본다면 징역 18년 이상의 중형도 선고할 수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한 이씨와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이씨가 남편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했고, 결국 수영을 할 줄 모르는 윤씨가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뛰어들어 사망했기 때문에 직접 살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판부가 다이빙 후 물에 빠진 피해자를 구조하지 않은 간접살인으로 판단하면 형량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또 만약 재판부가 간접살해마저 인정하지 않을 경우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검찰은 직접 살인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최소한 간접살해로 유죄가 선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그동안 재판에서 검찰은 심리 지배→경제적 착취→남편 생명보험 가입→살인미수 2건→계곡 살인→보험금 수령 시도로 이어진 일련의 범행 과정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만약 법원이 최종적으로 이씨와 조씨의 행위를 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판단하면 ‘심리 지배를 통한 간접 살해도 직접 살해에 해당한다’는 첫 판례가 된다.

법조계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기준은 있지만 여러 양형 요소를 고려해야 해 선뜻 형량을 예측하기 어렵다. 재판부가 여러 증거자료와 증인 진술 등을 토대로 유무죄나 형량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와 조 씨의 선고공판은 오는 27일 오후 2시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