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계열 대북경협주
‘나노스’ 차명 보유 의심

이미지 크게보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인 이화영(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킨텍스 사장이 쌍방울의 대북 사업 협력을 통해 주가 조작에 가담했는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검찰은 주가 조작 의심 기업인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현 SBW생명과학)의 주식 1억 원 상당을 이 사장이 차명 보유한 정황을 포착해 주가 조작 사전 공모 가능성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나노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제우스1호투자조합’의 조합원 명단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나노스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제우스가 지분 12.38%를 보유하고 있다. 제우스는 2017년 1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면서 나노스 지분을 취득했다.

검찰이 주목하는 건 제우스 조합원 구성이다. 이 사장의 측근 A 씨가 나노스 주식 2만 주를 살 수 있는 1억 원을 냈는데, 실제는 계약금 700만 원만 납부했다고 한다.

아울러 A 씨는 쌍방울 직원으로 허위 등재돼 9000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제우스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사실상 조합원을 관리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같은 사실에 비춰, A 씨 주식을 김 전 회장이 이 사장에게 준 뇌물로 의심하고 있다. 조합원 중에는 쌍방울 수사 기밀 유출 의혹으로 지난달 기소된 이모 변호사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나노스 주가는 ‘대북 경협주’로 묶이면서 급등했다. 당시 이 사장은 북측 사업권을 나노스가 갖는 내용의 합의서 작성에도 관여했다. 그해 초 나노스는 통일부 전 차관 출신을 고문으로 영입하며, 주가는 대북 사업 기대감에 크게 뛰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대북 사업을 ‘재료’로 주가를 띄우고, 이 사장에게 대가로 차명 주식을 제공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