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진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기자실을 찾아 해임 건의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野 내부서 해임 건의안 등 검토
“尹 연이어 거부권 행사토록 해
‘불통 이미지’ 덧칠 전략” 분석도

이미지 크게보기

169석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단독 처리하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불신임’ 조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원내에서는 한 장관과 이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 발의 또는 탄핵 소추가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국무위원 불신임 정국이 일상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에선 박 장관 해임 건의안 후속 조치로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을 단행한 한 장관과 행안부 내 경찰국을 신설한 이 장관에 대한 불신임 조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위법한 시행령 개정을 묵과할 수 없다”며 “한 장관과 이 장관에 대한 불신임 조치는 그간 쭉 검토해왔고, 내부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행동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유튜브 생중계 대화창에는 “한동훈·이상민, 탄핵하라”는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국무위원 불신임 조치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연이어 거부권을 행사하게 함으로써 ‘불통 이미지’를 덧씌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박 장관의 해임 건의안에 아무 언급도 하지 않는 무대응으로 사실상 거부권 행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 때처럼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추가적인 국무위원 불신임 조치는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이날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끝끝내 (윤 대통령이 해임 건의안을) 수용하지 않고, 박 장관이 소임을 다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한다면, 저희 또한 외교부 장관의 (국회) 출석을 허용치 않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다음 달 4일 국회에서 열리는 외교부 국정감사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해완·이은지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