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1일 중국 베이징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K스토리 앤 코믹스 인 차이나에서 한 중국인 바이어가 국내 기업과 콘텐츠와 관련한 화상 상담을 하고 있다.

■ 차이나인사이드

현지서 열린 K스토리 앤 코믹스 행사 성료
한한령 제약 속에서도 한국 문화 느끼는 통로로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21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국문화원. 이날 개최된 K스토리 앤 코믹스 인 차이나 행사에 참가한 중국 미디어기업들이 현장에 마련된 부스 사이를 바쁘게 오간다. 한국 스토리와 웹툰 콘텐츠 등의 수입이나 및 2차 3차 창작 판권 구입을 위해 저작권 보유사와의 온라인 상담을 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양국간 방문이 원활하지 않아 모든 상담은 화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중국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여기 있는 모든 부스를 돌면서 상담을 할 예정”이라며 “함께 사업하고 싶은 콘텐츠가 정말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디어 관계자도 “매년 행사에 참가하고 있지만 해마다 놀라운 작품이 많다”며 “한국만의 창의적인 작품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통한다”고 말했다. 주최측인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비즈니스센터에 따르면 21일과 22일에 거쳐 이뤄진 행사에는 총 62곳의 중국 현지 바이어들이 참가해 214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지난해 197건보다 소폭 증가했다.

K스토리 앤 코믹스 인 차이나는 한 때 드라마 등 영상물 거래가 많았지만, 소위 ‘한한령’으로 불리는 중국 당국의 한국 문화 규제가 강해지면서 웹툰과 관련된 거래가 주로 이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웹툰 분야에서 한국 문화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실제 중국 1위 웹툰 서비스 플랫폼 콰이칸(快看)의 인기순위 상위권은 한국 웹툰이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한국 웹툰 ‘문유’를 원작으로 한 영화 두싱웨추(獨行月球)가 지난 여름 방영을 시작, 올해 개봉영화 중 중국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윤호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장은 “중국 당국이 한국 문화콘텐츠의 장벽을 대거 높인 가운데 그나마 웹툰 시장에서의 문턱이 아직 열려 있는 편”이라며 “인기와 수요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웹툰 시장은 지난 2019년 기준 26억8000만위안(약 5314억 원) 수준으로, 2016년 이후 연평균 129%의 고속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콰이칸의 1일 액티브 유저(AU)는 5000만명에 달한다. 그 시장 가능성도 현재로썬 충분한 셈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21일 중국 베이징시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K스토리 앤 코믹스 인 차이나의 사전행사로 진행된 한중 웹툰 IP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중국측 패널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현지 관계자들은 한국 웹툰의 인기가 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중국에서 큰 점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감정이 악화하는 것과 별개로 한국 문화에 대한 향수와 욕구가 웹툰을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현지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국 콘텐츠 기업들이 소림사 이야기나 중국식 무협물로 현지 시장에 접근하려는 경향이 강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며 “그러나 한국적인 이야기, 한국에서 인기 있는 작품이 중국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관계는 현실에서도 비슷한데, 현지 한국식당에 줄을 서는 중국인들이나 한국으로 가는 길이 막히며 상대적으로 문화나 분위기가 비슷한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로 여행을 가는 중국인들이 증가하는 데에서도 드러난다. 중국 당국의 강한 제약 속에서도 여전히 현지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식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