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항체양성률 97%

5명중 1명꼴 숨은 감염자 추정
“전국민 65%가 자연감염된 것”

사망율·중증화율도 낮아졌지만
“고위험군 겨울철 대비 접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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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0명 중 97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가진 것은 오미크론 유행과 높은 백신 접종률 때문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국민 대다수가 높은 면역력을 획득해 겨울철 재유행이 오더라도 중증화율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항체 값은 4~6개월가량 지나면 떨어지고 새로운 변이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방역당국은 겨울철 재유행에 대비해 백신 접종 등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23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5일~9월 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만 5세 이상 99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에서 전체(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 항체양성률은 97.38%다. 항체양성률 조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인 ‘SARS-CoV-2’에 대한 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물질)가 몸 안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은 57.65%로 같은 기간 누적 발생률(7월 30일 기준) 38.15%보다 19.5%포인트 높았다. 이는 지역사회에 검사를 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가 약 20% 존재한다는 의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단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 비율을 보면, 전 국민 65% 정도가 감염됐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국내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과 숨은 감염자 비율은 높은 진단 검사 접근성으로 인해 해외에 견줘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자연감염 항체양성률은 연령대와 지역별 격차가 있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소아, 청소년들은 주로 자연감염으로 면역력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5~9세 소아들의 자연감염 항체양성률이 79.76%로 가장 높았다. 70~79세는 자연감염 항체양성률이 43.11%, 80세 이상은 32.19%이다. 상당수 고령층이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획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별 분석결과 자연감염 항체양성률은 부산과 제주가 각각 64.92%, 66.09%로 높았다. 숨은 감염자를 뜻하는 ‘미확인 감염’ 규모도 각각 27.13%, 28.75%로 높았다.

미확인 감염률의 경우 50대 27.62%, 40대 24.83% 순으로 높았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40∼50대는 사회적 활동이 활발해 감염을 모르고 지나간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각 지역별 차이에 대해 지역사회 특성을 고려한 세부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