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태풍 ‘힌남노’로 침수된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이 지하에 차 있는 물을 밖으로 퍼내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포항=박천학 기자

태풍 ‘힌남노’로 물 폭탄이 쏟아진 경북 포항지역 배수 작업에 투입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이 시스템은 분당 최대 7만5000ℓ의 물을 배출하며 대형소방차 26대, 동력 펌프 115대가 동시에 배수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을 갖춘 장비이다.

15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태풍으로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7명이 숨진 포항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 배수 작업에 동원됐다. 방수포, 주펌프, 중계펌프, 수중펌프, 트레일러, 지게차 등 모두 17대의 특수장비로 구성돼 있다. 소방청이 176억 원을 들여 올해 도입, 울산 119 화학구조센터에 배치했다. 대형 유류 저장탱크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하기 위해서다.

특히 300㎜ 대구경 소방호스를 연결할 경우 분당 최대 7만5000ℓ를 110m 정도 떨어진 곳까지 뿌릴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지난 3월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 당시 한울원자력발전소 방어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지난 6일 태풍으로 지하주차장이 침수된 포항 모 아파트에 투입돼 약 5400t의 물을 배수, 생존자를 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지난 7~13일에는 포항제철소에 투입돼 지하에 들어찬 6만6000t이 넘는 물을 짧은 기간에 배출하는 위력을 발휘해 해 공장을 조기 가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시스템은 이철우 경북지사가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