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발의한 ‘노란봉투법’
민주당 의원 46명도 공동참여
노조 파업 손해배상 청구 차단

경영계 “국민전체에 피해 전가”
세계적으로 유례 없고 위헌소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노동조합의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막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입법 공조 강행에 들어갔다. 거야(巨野)는 경영계의 입법중단 촉구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입장이어서 여당인 국민의힘과 전면 대립 상태로 치닫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오전 노란봉투법을 대표 발의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노동조합을 하고 쟁의하는 것은 여전히 ‘목숨 내놓고 인생 거는 일’이 되고 있다”며 “선진국에서는 사실상 사문화된 손해배상·가압류가 대한민국에서는 모든 쟁의 후에 따라붙는 루틴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노란봉투법에는 정의당 의원 6명 전원과 민주당 46명, 기본소득당 1명, 무소속 3명 등 모두 56명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노란봉투법 주요 내용은 △특수고용노동자를 근로자 범위에 포함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 외 노동관계법상 사용자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 △노동쟁의 대상 행위 범위 확대 △폭력·파괴로 인한 직접 손해를 제외한 손해배상 청구 금지 등이다. 앞서 민주당에서도 유사 법안이 5건 발의됐지만 공동 발의자는 10명 수준이었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이 “강성 귀족 노조를 돕는 과잉 입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전투적 노동운동이 이어져 온 국내상황에서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불법쟁의행위에 면죄부를 주게 될 것”이라며 “불법을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해 경제 질서를 훼손하고, 기업은 물론 국민 전체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의당 주장과 달리 1980년대 초 프랑스에서는 노란봉투법과 비슷한 법이 만들어졌지만 위헌 결정으로 시행되지 못했다.

◇노란봉투법

◇노란봉투법 = 노동조합이 불법 파업을 하더라도 폭력과 파괴행위가 없었을 경우에는 기업이 노조와 노조원에 손해배상청구·가압류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합법적 단체 행위에 한해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현행법과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해완·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