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앞두고 ‘답례 개발’ 골몰
주소지 외 지자체 기부자에
후원액 30%까지 제공 가능

의령, 특산물·캠핑장 이용권
산청, 직영 쇼핑몰 포인트 등
참여 활성화 아이디어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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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양구=이성현·목포=김대우 기자

출향인들이 고향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가 내년 1월 1일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기부자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지속적으로 마음을 움직일 답례품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답례품은 지자체가 기부금액의 30%까지 제공할 수 있어 농·특산물부터 한옥 숙박권, 주말농장 체험권, 벌초 이용권, 부모님 문안 인사 대신 드리기, 병사 부모 외박지 투어, 신혼부부 사진촬영 티켓, 지자체 쇼핑몰 포인트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경남 의령군은 출향인이 고향기부제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답례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인구 2만6000여 명의 소멸위기 지자체인 의령군은 추진단까지 구성해 고향사랑기부제를 새로운 지역경제 활성화 재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의령군은 제철 농·특산물, 벌초 이용권, 캠핑장 이용권 등 10여 개 안팎의 답례품을 준비 중이다. 의령군 관계자는 “기부자들에게 특화된 지역 정서를 전달하고 지속적으로 기부가 이어질 수 있는 정성 담긴 답례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리산을 끼고 있는 산청군도 약초를 포함해 지역 농가가 직접적인 혜택을 보고 기부자도 원하는 답례품을 선택할 수 있는 군청 직영 ‘산&청 쇼핑몰’ 포인트 등을 답례품으로 검토 중이다.

전남 목포시에서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 문안 인사 대신 드리기, 전북 완주군에서는 한옥 숙박권 등이 검토되고 있다. 군부대가 많은 강원 양구군은 병사 부모의 기부유도를 위한 외박지 투어, 신혼부부 사진촬영 티켓 등 이색 답례품을, 지역 농·특산품이 많지 않은 대구시는 의류 등 공산품과 관광 상품권을 답례품으로 준비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자가 거주하는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연간 500만 원 이내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기부금의 최대 30% 범위에서 답례품을 제공하는 제도다. 기부금의 10만 원까지는 연말정산 때 전액 세액 공제되고 그 이상이면 16.5% 공제된다. 기부자는 내년 1월 1일 개통할 ‘(가칭)고향사랑기부금 종합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지자체를 지정해 기부금을 낸 뒤 답례품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주요 기부 주체인 향우회 등을 대상으로 직접 홍보하는 것(강요 우려)을 법으로 제한해 초반 활성화에 고전이 예상된다. 실제 충북도가 지난 7월 도민과 출향 도민 19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1.6%,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6.7%에 불과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재경 경남향우회 등 경남에 기부할 분들을 대상으로 직접 홍보할 방법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며 “중앙정부가 시행 전에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향사랑기부금법 시행령은 이르면 오는 6일 국무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