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강경파 일각의 강성론에
“강성 당원을 제외한 중도·무당층,
나머지 국민이 당을 어떻게 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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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소위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 등 강성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조응천(사진) 민주당 의원은 “함부로 핵 버튼을 눌러서는 안된다”며 자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특검법이나 탄핵이란 건 말하자면 초강수 극약처방에 해당되는 것이다. 또 실제로 반작용도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특검이나 탄핵은) 무기로 말하면 핵무기에 해당되는 것”이라며 “계속 핵 버튼을 누르겠다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야당의 이 같은 강경 대응은 민주당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조 의원의 입장으로 보인다. 그는 “아무래도 지금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을 얘기하고 최고위원들이 강성발언 하고 있다”며 “아마 전당대회 기간 내내 강성 당원들에게 어필하는 그런 식으로 득표전략을 삼아왔기 때문에 그 관성으로 계속 이렇게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 “그래가지고 자기 개인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또 당원들의 지지가 올라간다”며 “그것을 만끽하는 건 좋은데 당이, 특히 지도부가 전혀 이론 없이 원보이스로만 그렇게 나가면 강성 당원을 제외한 나머지 중도나 무당층 혹은 나머지 국민들은 우리 당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해군 출신임을 거론한 조 의원은 “‘견시’(見視·눈으로 자세히 살피며 봄)라고, 레이더로도 못 믿으니까 장애물이 뭐가 있는지 그걸 미리 본다”며 “그거 없이 그냥 가다가 폭포로 떨어지는 거 아닌가 조금 걱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달 22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주가조작, 허위경력 사건 등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에는 강민정, 김승원, 민형배, 서영교, 양이원영, 유정주, 윤영덕, 장경태, 정청래, 최혜영, 황운하 의원이 공동 발의로 참여했다.

당시 김 의원은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재판 중으로 검찰의 공소장에 (대통령) 배우자의 시세조종 의심 거래 현황이 포함돼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검찰은 배우자에 대한 기초적인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김 의원은 “김 여사는 대학교 시간강사·겸임교원 지원 시 고의적, 상습적으로 학력 및 근무 경력을 위조한 이력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교육기관을 상대로 사기죄·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는 의혹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 지도부에서도 이 같은 강경론이 나와 주목됐다. 8·28일 전당대회에서 신임 지도부가 꾸려진 후 첫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지난 달 29일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찰과 경찰이 계속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봐주기 수사를 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법에 따라 특검을 추진하겠다”며 “검찰과 경찰이 외면한다면 국회는 특검의 시계를 찰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당시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와 관련된 검경 수사에 시한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것까지 감안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여당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국정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검경 수사도 미진할 경우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지 않으냐는 생각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영교 최고위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가 민심과 동떨어진 시행령 쿠데타를 하고 있다”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는 탄핵소추 할 수 있다는 게 법이고, 한동훈·이상민 장관은 탄핵 요건들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