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공동육아나눔터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 공동육아나눔터를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그림 동화책을 보면서 엄마들과 공동육아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통령실 인사 3대 원칙 제시

업무능력이 최우선 순위
정치권 연줄 임용 관행 깨
대통령실“수십명 짐 쌀 것”

尹, 다문화가족센터 등 방문
추석 앞두고 민생 챙기기

윤석열 대통령이 ‘업무능력’ ‘적재적소’ ‘공직윤리’ 3대 인사 원칙을 적용한 고강도 인적 쇄신에 돌입했다. 대선 직후 정치권 인사들이 줄을 타고 대통령실에 쏟아져 들어오는 여의도 관행과 결별하고 본인만의 인사 방침을 세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대선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함께 일할 사람들을 직접 선택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온 측면이 있었다”며 “이제 100일이 지났으니 부족한 점들을 보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20명 규모의 대통령비서실은 인수위원회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진두지휘해 3개월 만에 꾸렸다. 이 과정에서 일명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비롯한 대선 공신들의 추천으로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약 100일을 1차 인사 검증 기간으로 삼고 업무 능력을 재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서관급 이하 전 직원에게 ‘업무기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교차 검증을 거쳤다. 대통령실은 업무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직원들을 따로 추려 교체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추석 전후로 수십 명이 짐을 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어공’(정치권 출신 정무직 공무원)이 교체 대상 명단에 다수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근길 질의응답에서 “대통령실은 국민에게 가장 헌신적으로 가장 유능한 집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직원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됐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급하게 대통령실을 구성하다 보니 법률 전문가가 홍보 업무를 맡거나 경제 전문가가 기획 업무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책기획수석실, 정무수석실 조직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하고 일부 조직개편도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은 특히 비위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직원이 내부 정보를 여권 관계자들에게 빼돌리거나 민간 업자들과 접촉하는 행위를 포착해 면직 처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내홍과 거리를 두고 추석 전까지 민생·경제 메시지를 강화하며 낮은 지지율 돌파구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