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강자 횡포 억제’강조
‘문재인 지우기’도 나설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당 대표 선출 전부터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천명해온 만큼 당권 장악을 계기로 민주당의 노선과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민주당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대표가 구상하는 정책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3요소는 ‘이재명 색깔 드러내기, 낡은 문재인표 정책 지우기, 중도 외연 확장’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내 주류세력 교체에 성공한 이 대표는 ‘개딸’(개혁의딸) 등 강성 지지자를 겨냥한 진보 정책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당 대표 수락 연설문에서 그는 “강자의 횡포를 억제하고 약자를 부축해 함께 사는 대동 세상을 만드는 것,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정치”라며 향후 당의 노선과 정책 방향이 ‘억강부약’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점은 윤석열 정부 정책을 ‘슈퍼리치 감세, 서민예산 삭감’ 등으로 비판한 데서도 확인된다.

동시에 이 대표는 ‘낡은 문재인표 정책’과의 차별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문(친문재인)당에서 친명(친이재명)당으로 권력이동에 성공한 만큼 문재인 정부 시절의 시대착오적 정책을 솎아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문 정부 핵심 정책 기조였던 ‘소득주도성장’과 ‘1가구 1주택’ 등 표현을 당 강령에서 삭제하는 것을 공식화한 것도 ‘문재인 지우기’의 일환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2024년 총선과 2027년 대선을 겨냥해 폐쇄적 진영정치를 종식해야 할 과제를 부여받은 상황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겨냥한 정책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3·9대선과 6·1지방선거 때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를 공약하고도 최근 ‘부자 감세’ 구호를 다시 꺼내 종부세 개편안을 가로막는 행태를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