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검, ‘KBS 오보 의혹’ 신성식 사무실 압수수색
중앙지검 ‘尹 찍어내기 감찰 의혹’ 참고인 조사
법조계 “오랫동안 수사 방치된 사안…조속히 수사해야”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020년 12월 15일 신성식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 관련 박은정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 밑에서 근무한 A 검사를 참고인으로 소환하고, 채널A 사건과 관련된 ‘KBS 오보 의혹’ 피의자 신분인 신성식 검사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친문(친문재인) 성향 검사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심재철 검사장이 연루됐지만 2년 가까이 공전한 ‘판사 사찰 문건 유출 의혹’도 다른 검찰청으로 재배당하며 수사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2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4일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반부패·마약범죄 전담부(부장 이준동)는 ‘채널A 사건’에 대한 KBS 오보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인 신성식 검사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무실·관사를 압수수색했다. 또 KBS 기자 2명을 소환하고, 휴대전화·노트북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남부지검장인 심재철 검사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의해 뭉개졌던 수사가 2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향후 신 검사장에 대한 소환이 유력해졌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감찰 자료 불법취득·사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우영)도 윤 총장 징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했던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소속 A 검사를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감찰 실무자였던 A 검사는 “대검이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했다는 것만으로 윤 총장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보고서를 썼는데 박은정 당시 감찰담당관(현 광주지검 부장검사)이 이 내용을 최종 보고서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수사팀은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박 부장검사를 부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장검사의 경우, 성남지청장 시절 ‘성남FC 사건’ 수사를 무마한 의혹으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중앙지검 형사5부는 안양지청에서 오랫동안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심재철 검사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판사 사찰 문건 유출 의혹도 넘겨 받았다. 심 검사장은 과거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로부터 공소 유지를 위해 작성된 ‘판사 사찰 문건’을 전달받아 한동수 당시 대검 감찰부장에게 다시 전달했고, 해당 문건은 윤 총장 감찰·징계에 활용됐다. 2020년 말 한 시민단체는 “공소 유지 등의 목적으로 작성된 해당 판사 문건은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며 심 검사장을 공무상 비밀누설로 고발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020년 12월 1일 박은정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의에 참석해 의견 진술을 마친 후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친문 성향 검사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지만 이들 스스로 퇴직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공무원법상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된 수사가 진행 중일 경우에는 퇴직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박은정 부장검사도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친문 성향 검사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검찰 지휘부 교체 후 새로 시작한 게 아니라 대부분 오래전 고발이 이뤄졌지만,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들”이라며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해 기소든 불기소든 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