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부부장 담화 내용 통해 "어째서 발사 시간·지점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 궁금”이라며 군정보 이례적으로 언급
“尹정부 어떤 변명할지 궁금” 조롱하듯 남측 대응 기대하기도
北의 대남공세 강화, 남측 내부 분열 조장 의도로 풀이되기도

이미지 크게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이었던 지난 17일 북한이 발사한 순항 미사일에 대해 남측 군당국의 탐지가 틀렸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또 이번 지적은 북한 군 당국과 지도부가 북한 군사 도발에 대한 남측 당국의 각종 움직임과 발표를 속속들이 주시하며 남측의 대북 정보 역량을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지난 17일 발사한 순항미사일 2발의 발사 장소가 평안남도 온천이 아닌 평남 안주시였다고 밝혔다. 그는 담화에서 “참으로 안됐지만 하루 전(17일) 진행된 우리의 무기시험발사지점은 남조선당국이 서투르고 입빠르게 발표한 온천 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다리’였음을 밝힌다”고 주장했다.

앞서 군은 지난 17일 북한이 평안남도 온천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을 탐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번 정부 첫 대북 정책인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발표한 지 불과 이틀만이었다. 또 북한의 당시 순항미사일 발사는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사전연습이 시작된 것에 대한 대응적 성격도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김 부부장이 남측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각종 계기에 맞춰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하고, 이에 대한 남측의 대응을 지켜보는 것은 남측 군·정보 당국의 대북 탐지, 정보 수집 능력을 수시로 시험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17일 발사된 순항미사일에 대한 남측 발표에 김 부부장이 공개적으로 ‘오류’를 지적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부부장의 이 같은 언급은 윤석열 정부가 취임한 후 대남 공세를 강화하고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북한 지도부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 부부장은 이날 “늘쌍 한미 사이의 긴밀한 공조하에 추적감시와 확고한 대비태세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외우던 사람들”이라며 “어째서 발사시간과 지점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 무기체계의 제원은 왜서 공개하지 못하는지 참으로 궁금해진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미사일의) 제원과 비행자리길이(비행거리) 알려지면 남쪽이 매우 당황스럽고 겁스럽겠다”며 “이제 저들 국민들앞에 어떻게 변명해나갈지 정말 기대할만한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