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즐긴 파티 영상에서
광적 춤과 노래 즐긴 마린 총리
‘마약 검사 해봐야’ 현지 논란
“술은 마셨지만 마약은 없었다”

이미지 크게보기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불과 34살의 나이에 총리에 취임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핀란드의 산나 마린(37) 총리가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지인들과 함께 즐긴 파티 영상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약 복용 후 파티에 참석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지만, 마린 총리는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여러 지인들과 파티를 즐기고 있는 산나 마린(왼쪽) 핀란드 총리. SNS 캡처

18일(현지시간) 핀란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마린 총리의 파티 영상이 SNS에서 퍼진 뒤 핀란드 정치권에서는 그에 대한 마약검사 요구가 제기됐다. 이에 마린 총리는 마약 복용 의혹을 적극 부인하면서 필요할 경우 검사도 받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에 SNS 등에 게시된 마린 총리의 파티 영상에서 그는 현지 가수나 유명 방송인, 여당 의원 등 약 20명과 함께 일반 가정집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격렬히 춤과 노래를 즐기고 있었다. 특히 마린 총리는 모습은 현직 정부 수반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파티에 익숙한 모습이었다. 비록 사적인 모임의 영상이지만, 영상 속에서 마약의 일종인 ‘코카인’을 뜻하는 말이 들렸다는 기사까지 나오면서 핀란드에서 이번 영상에 대한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이미지 크게보기 여러 지인들과 파티를 즐기고 있는 산나 마린(왼쪽) 핀란드 총리. SNS 캡처

이에 마린 총리는 “수 주 전에 지인들과 파티를 했다”며 “술은 마셨지만, 마약은 하지 않았고 마약 관련한 것을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단지 춤을 추고 노래하며 즐겼을 뿐”이라며 “이런 파티는 완전 합법적인 일”이라고 해명했다. 마린 총리는 “친구들과 여가 시간을 즐긴 것 뿐”이라며 “이런 점이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인들과 파티를 즐기고 있는 산나 마린(왼쪽) 핀란드 총리. SNS 캡처

마린 총리는 지난해 12월에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외무부 장관과 밀접접촉을 한 뒤 업무용 전화를 집에 두고 새벽 4시까지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에 머물렀던 일이 포착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현지의 한 집지에 의해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남편과 외식을 하고 쇼핑을 한 뒤에 친구들을 만났다”며 “(방역) 지침을 확인했어야 했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 당시 핀란드는 2차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더라도 별도로 격리 조치하지 않지만,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었다.

한편 27살 때 시의회에 참여하면서부터 정계에 입문한 마린 총리는 34세이던 지난 2019년 12월 핀란드 제1 정당인 사회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되며 당시로선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에 등극한 바 있다. 사민당은 그해 4월 총선에서 16년 만에 제1당 자리를 되찾고, 다른 4개 중도·좌파 정당과 연합해 중도·좌파 연정을 구성한 상태였다. 여성 총리로서도 핀란드 역대 3번째였다. 현지 정치권에서는 마린 총리 취임 당시 성별과 나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선출 당시 마린 총리는 “나이와 성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만 강조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