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부금 개편 등 현안 산적
나승일·김신호·조해진 등 거론

복지장관은 86일째 역대 최장

윤석열 대통령이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아 거듭 3대 개혁(교육·연금·노동개혁) 추진을 강조했지만, 개혁의 핵심 부처인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장관 공석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수장 공백이 이어지면서 주요 현안에 대응뿐 아니라 국정 과제 추진 등 정책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만 5세 입학’ 학제개편안 추진 논란으로 박순애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8일 자진 사퇴한 이후 교육부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지방재정교육교부금 개편, 반도체 분야 등 첨단 인재 양성, 초등 전일제 시행과 같은 굵직한 의제들을 발표했지만, 이를 책임지고 추진할 사령탑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교육교부금 개편은 시·도교육청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힌 상태에다 국회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교육감과 야당 의원들의 협조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교육 현안을 논의할 국가교육위원회는 아직도 구성을 마치지 못한 데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교육 회복 등 현안도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교육계에선 지금이라도 교육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를 장관으로 발탁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교육부 차관과 차관보 모두 교육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또다시 교육부가 교육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을 내놓을 경우 교육 정책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장관 후보자로는 나승일·김신호 전 교육부 차관, 교육위원장을 지낸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김재춘 영남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수장 공백 사태는 86일째로 역대 최장 기간이다. 앞서 정호영·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각각 자녀 의대 편입 불공정 논란,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도덕성 문제로 사퇴했다. 세 번째 장관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적임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임명이 늦어지면서 연금개혁 등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고갈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금이 2056년 바닥나고 2092년까지 누적적자가 2경265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복지부는 지난 10일 차관 주도로 연금 고갈 시기를 진단하는 5차 재정계산을 시작해 간신히 개혁 논의에 착수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복지부는 장관 없이 대응하고 있다.

박정경·권도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