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대통령령 개정으로 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 부패범죄로 분류
민주당 의원 출신 전현희 이끈 권익위도 부패범죄로 구분

이미지 크게보기 고위공직자 부패행위 집중신고기간 운영 안내. 국민권익위원회

법무부가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을 부패 범죄에 포함한 가운데,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도 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을 부패 범죄로 구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상반기(2021년 1월~4월) 고위공직자 부패행위 집중신고를 받으면서 해당 범죄 대상에 직권남용, 뇌물수수, 횡령·배임, 허위공문서 작성 등을 규정했다. 국민권익위는 고위공직자의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 부패행위가 발견될 경우, 부패공익신고 홈페이지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11월 법무부가 약 한 달 후 시행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비해 대통령령인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기존 공직자범죄에 포함된 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을 부패 범죄에 포함하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범위를 늘리기 위한 ’법안 무력화‘가 아니냐고 비판했는데, 정작 국민권익위원회는 두 범죄를 부패 범죄로 구분했던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하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범위를 기존 6대 범죄(부재,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 경제 범죄)로 제한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민주당 등 야권은 최근 법무부가 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을 부패범죄로 분류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정작 국민권익위원회는 일찍부터 두 범죄를 부패범죄로 구분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 출신 전현희 위원장이다.

또 법무부가 시행령 개정으로 검수완박 법안으로 검사 수사 개시 범위에서 제외된 공직자·선거 범죄 등 상당 부분을 복원한 것을 두고도 민주당이 지난 4월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중‘→’등‘으로 수정한 게 결정적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4월 검수완박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 검찰청법 제4조 ①항 1호 가목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이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으로 수정됐다. 당시 이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박병석 국회의장의 ’등‘ 수정안을 비판하면서 “등과 중은 그 의미(차이)가 크다”며 “무엇 ’중‘이라고 하면 무엇의 범위 안에서 해야 한다. 반면, 무엇 ’등‘이라고 하면 무엇 말고도 다른 것도 정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