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무거운 분위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확정할 국민의힘 제3차 전국위원회가 9일 오전 열린 가운데 권성동(오른쪽)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 원내대표, 서병수 전국위 의장, 윤두현 전국위 부의장. 국회사진기자단

■ 전국위 열고 당헌개정 마무리

당헌상 비대위원장 임명권자에
당 대표 직무대행 추가 등 의결
권성동 “당 안정돼야 국정 안정”

전당대회 시기 맞물려 이견 커
기간·비대위원 구성‘불씨’여전

국민의힘이 9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사실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닻을 올렸다. 비대위원장 임명으로 자동 해임 처지에 놓인 이준석 당 대표가 여전히 반발하고 있고 당권을 놓고 내부 간에 다툼이 여전해 당분간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비대위 출범으로 ‘내홍 수습’과 ‘갈등 지속’의 갈림길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에서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당 대표 직무대행에게도 부여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전국위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707명의 전국위원에게 ARS 투표 연락을 돌렸다. 투표는 당헌 개정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당 지도부는 지난 5일 열린 상임전국위에서 현재 당 상황을 당헌·당규상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는 ‘비상상황’으로 볼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을 받으면서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 왔다. 친윤(친윤석열)계는 당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속도로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일단 비대위를 출범시켜 당 내홍을 수습하고 당을 안정시키는 것을 급선무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전국위 모두발언에서 “당이 안정을 찾도록 전국위원 여러분이 결단을 내려 달라”며 “당이 민생 위기 극복과 국정 동력 확보에 매진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일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원장은 5선 중진인 주호영 의원으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리는 화상 의원총회에서 후보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공식적으로는 비대위원장 후보에 대해 당 관계자 모두 함구하는 분위기다. 비대위 체제 전환을 마쳐도 비대위 성격이나 임기, 비대위원 구성 등의 문제는 여전히 갈등의 불씨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은 15명(위원장 포함)까지 구성할 수 있으나, 원활한 운영을 위해 9명 이하의 한 자릿수로 구성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비대위에 친윤계가 몇 명이나 포함될지를 두고 벌써 설왕설래가 오가는 분위기다. 전국위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이 결정되면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상의해 비대위원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원이 결정돼 상임전국위에 제출되는 즉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오늘 또는 내일 중이라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임기도 차기 전당대회 시기를 결정하게 되는 만큼 여러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권 주자들은 대부분 조기 전당대회를 희망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내년 전당대회를 열고 지금은 혁신형 비대위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며 “개문발차 식으로 비대위를 구성하더라도 이 문제를 놓고 갈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