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해임’ 李, 법적대응 준비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9일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이 이준석 대표를 향해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자제하라”고 호소했다. 해임 위기에 놓인 이 대표는 당내 인사들의 잇단 만류에도 불구하고 의결 직후 가처분 신청을 내 법원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도 정치 하는 분이고, 앞으로 본인 정치 진로를 위해 가처분 등 법적 대응은 자제해 달라”며 “당을 위해 선공후사하는 자세를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의장은 그러면서도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진행하는 절차가 당헌·당규상 허점이 없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던 이 대표는 이날 전국위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비대위가 구성되면 전임 지도부인 최고위원회는 해산되고 이 대표도 자동으로 해임된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많은 선배 정치인들이 절차 민주주의와 당원 민주주의를 훼손했는데, 당 대표에게 법적 투쟁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은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 온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그분이 억울하다면 지난번에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을 때 즉시 가처분 신청을 해야 했는데 못 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