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내 최대 미술장터인 ‘키아프’는 올해 영국 ‘프리즈’와 함께 열며 관객이 예년보다 붐빌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은 작년 키아프 모습. 한국화랑협회 제공

■내달 2~6일 ‘키아프 서울’ 여는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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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아트페어 프리즈와 공동개최
통합 입장권 하루 7만원 책정
얼리버드 티켓 금주 완판될 듯
“이번 행사 2000억 매출 내면
한국 미술시장 1兆 시대 열려
시스템 개선해 경쟁력 키워야”

“현재 입장권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문의도 엄청나게 많고요. 어쩌면 저희 주최 측이 감당 못 할 정도의 상황이 될 수도 있기에 충실히 준비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미술장터인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 서울’을 여는 한국화랑협회의 황달성 회장은 5일 이렇게 말했다. 키아프는 영국 ‘프리즈(Frieze)’와 함께 오는 9월 서울 코엑스에서 아트페어를 연다.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향후 5년간 공동 개최를 합의한 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행사이다.

키아프 서울은 9월 2∼6일 코엑스 1층 A·B홀·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국내외에서 신청한 화랑 중 엄선한 17개국 164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프리즈 서울은 3층 C·D홀에서 2∼5일 진행하며, 국제적 명성을 지닌 화랑을 포함한 110여 개 갤러리가 출품한다. 서울 세텍에서 9월 1∼5일 별도로 진행하는 ‘키아프 플러스’에는 11개국 73개 갤러리가 출품하는데, 대체불가능토큰(NFT) 작품과 미디어 아트 등을 통해 젊은 감각을 표방하는 화랑이 주류를 이룬다.

“키아프와 프리즈가 통합 입장권을 운용하고, 아트 토크쇼 등 공동 프로그램도 추진합니다.”

황 회장은 프리즈 측이 당초 자세를 바꿔서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즈는 서울 아트페어 관련 자료에서 키아프와의 공동 프로그램을 전혀 제시하지 않아 한국 측을 경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프리즈의 패트릭 리 디렉터가 키아프 서울의 기자간담회에 참석,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프리즈가 서울에 진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프리즈 측은 키아프와 통합권을 운용하고 공동 프로그램도 함께 만들겠다고 했다.

과연 키아프와 프리즈를 한꺼번에 갈 수 있는 통합권 값은 얼마로 정해질까. 미술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통합권 일반 티켓값은 하루 7만 원으로 결정됐다. 영국 런던에서 펼쳐지는 프리즈가 옵션 콘텐츠인 마스터스를 포함할 경우에 84파운드(약 13만8000원)인 것에 비하면 절반 정도이다. 작년 키아프 티켓값은 3만 원이었다.

통합권은 지난 1일부터 조기 구매(얼리버드) 할인가 5만5000원으로 한정 판매에 나섰는데, 구매가 몰려 1주 안에 완판될 것으로 보인다. 9월 2일 VIP 데이를 제외하고 3∼6일 어느 때나 입장 가능한 프리뷰 티켓은 20만 원이다. 역시 이번 주말에 다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로 보면, 성황이 분명합니다. 세계 각국에서 VIP 컬렉터들이 한국 방문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게 프리즈 측 전언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문제입니다. 한국에 오고 싶어도 비자를 받지 못할 수 있으니까요. 프리즈에 중국 고객이 많은데, 현재 저희 화랑협회가 비자 보증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악화 등의 변수가 없다면, 이번 키아프 매출은 작년 650억 원의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황 회장은 기대했다. 그렇게 될 경우에 한국 미술시장 규모가 올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설 것이 분명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은 총 5329억 원에 달했다. 각 화랑이 2450억 원, 경매시장 1450억 원, 아트페어 1429억 원이었다. 9월에 키아프가 2000억 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한다면, 한국 시장이 1조 시대에 접어들며 아시아 미술 허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런 외형 성장보다는 우리 미술시장의 시스템을 개선해서 국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당장의 수익 과실에만 급급해서 신진 작가 육성 등에 소홀할 경우 결과적으로 자본력이 우세한 외국 아트페어와 해외 화랑들에 시장을 내주게 된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화랑을 비롯한 국내 미술계가 그런 지적을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며 “프리즈와의 공동 개최가 우리의 체질을 개선하고 세계로 더 뻗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재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