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방문 당시 中 사격 훈련 예고
중국 미사일, 대만 상공 가로질러 떨어진 듯
대만이 중국영토란 주장 과시 차원 해석

이미지 크게보기 중국이 대만 해협의 중간선 너머로 실탄 포격을 가한 4일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이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이 4일 대만해협의 중간선 너머로 장거리 실탄 사격을 했다. 포탄의 탄착 지점이 대만이 주장하는 영해 이내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중국이 일부러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겨 포격을 실시했다는 것은 대만이 중국 영토라는 주장을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동부전구 육군 부대는 대만해협 동부 특정 구역에 장거리 실탄 사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또 동부전구는 “오후 1시(현지시간)쯤 동부전구 육군부대는 대만해협 동부 특정 구역에 정밀 타격을 진행했고, 소기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2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번 훈련을 예고한 바 있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 은 지난 2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직후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의 해·공(空)역에서 인민해방군이 4일 낮 12시부터 7일 낮 12시까지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도 이 기간 훈련이 진행될 해·공역에 선박과 항공기의 진입을 금지하는 공지를 발표했다.

또 이날 중국군은 대만 동부 해역에 여러 형태의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했다.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은 이날 오후 동부전구 로켓부대가 대만 동부 외해의 예정한 해역에 여러 형태의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했고, 미사일은 전부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번 미사일의 탄착점이 대만 동부 해역이라는 점에서 중국군의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러 갔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스 대변인은 “정밀 타격과 지역 거부 능력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거부 능력’이란 적의 접근 또는 육해공 지역 점령을 차단하는 의미로, 중국은 이번 훈련을 통해 대만에서의 유사 상황 발생시 미국의 증원 전력 개입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