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을”
WP 등 “동맹관계 악화 우려돼”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주요 7개국(G7)은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맞서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벌이는 공격적 군사훈련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에선 한국 등 인도·태평양지역 동맹과의 관계 악화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부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G7 외교장관들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구실로 대만해협에서 공격적 군사 활동을 벌이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중국의 확대 대응은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최근, 그리고 예고된 중국의 위협 행동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특히 실사격 훈련과 경제적 강압은 불필요한 확전의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장관들은 “우리는 중국에 일방적으로 지역 내 현재 상황을 힘으로 바꾸려 하지 말고, 평화적 수단으로 양안(兩岸) 간 의견 차이를 해소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각각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에 대한 G7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 언론에서는 일부 부정적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번 방문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펠로시 의장 개인의 이미지를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칼럼에서 “성공적인 외교 정책은 높은 원칙과 현명하고 시의적절한 실행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펠로시 의장은 ‘독재에 굴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보여줬지만 후자는 결여됐고 현명하지 못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따른 단기적 손실을 줄이는 한편 중국이 대만에 가할 장기적 위협 증대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NN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이 경고한) 후과를 감내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방문이 백악관의 그간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