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의사 밝히고도 사퇴서 제출 안 한 건 꼼수 지적 나와

이준석 “7월 29일 사퇴한다고 밝힌 사람이 8월 2일 표결”

이미지 크게보기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2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및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 회의를 열어 이 같은 안건을 의결했다고 박형수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사퇴 처리가 완료된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을 제외한 재적 인원 7명 중 4명이 참석해 과반 정족수를 채웠다.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의 경우 앞서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사퇴서 접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위 의결을 위해 회의에 참석했다.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대했던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전날(1일) 의원총회를 열고 현재 당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고 총의를 모은 바 있다.

박 원내대변인은 “재적 최고위원 7명 가운데 4명이 참석해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안건을 가결했다”고 말했다. 이르면 오는 5일 열리게 될 상임전국위·전국위는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와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당규 해석, 비대위원장 선임 안건 등을 논의하게 된다.

하지만 비대위 전환에 법적,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합니다’라고 7월 29일에 육성으로 말한 분이 표결 정족수가 부족하다고 8월 2일에 표결하는군요”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물론 반지의 제왕에도 언데드가 나온다”며 “절대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된다”고 비난했다.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당 최고위원들의 위장사퇴 쇼에 환멸이 느껴진다’는 글을 올렸다. 김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처리 당시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을 강력하게 비난했었는데, 이제 우리 당 최고위원들의 ‘위장사퇴’ 쇼를 목도하게 되니 환멸이 느껴질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