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의중 읽고 실행하는 역할
경찰 복귀 후 요직 꿰찰 가능성
경찰대 개혁 맞물려 중용 관측
초대국장으로 임명된 김순호 등
이번 정권 내 주류세력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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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출범하는 행정안전부 경찰국이 경찰대 출신을 대체할 경찰 신(新)주류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역대 정권에서 승진 루트가 됐던 ‘청와대 치안비서관·사회안전비서관’ 전례에서 보듯, ‘행정안전부 경찰국 라인’(행안경) 출신들이 경찰 복귀 후 경찰 내 요직을 대거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집단 반발과 관련, “‘특정 출신’(경찰대)의 고위직 독점 타파”를 강조하며 경찰대를 겨냥하기도 했다.

1일 경찰 안팎에서는 김순호(59·사진) 초대 경찰국장을 포함한 ‘행안경’들이 이번 정권에서 경찰대 출신을 대체할 새로운 주류세력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권의 의중을 읽고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전 정권의 청와대 치안비서관실처럼 행안부 경찰국행(行)이 경찰들의 ‘승진 루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국 초대 국장으로 임명된 김 국장의 경우, 복귀 후 초고속 승진을 거쳐 이번 정권 안에 치안 총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경우, 김 국장과 호흡을 맞춘 경찰국 과·계장급들이 줄줄이 승진 후 요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역대 청와대 치안비서관·사회안전비서관 출신들이 경찰청장 등 요직에 오른 전례도 있다. 허준영·이택순 전 경찰청장 등은 치안비서관을, 이철성·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은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냈다.

행안경의 주류 부상은 정부의 경찰대 개혁 방침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 경찰대 출신의 한 간부는 “현재 기존 상위계급을 점유하고 있는 경찰대 출신을 대체하는 카드로 ‘경찰국 출신’을 중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전했다. 초대 경찰국장인 김 국장은 1989년 경장 경력경쟁채용으로 경찰에 입직한 비(非)경찰대 출신으로, 34명의 치안감 중에서는 유일한 일반 출신이다. 올해 6월 말 현재 전체 경찰관 13만2421명 중 경찰대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2.5%(3249명)에 불과하지만, 총경 이상 754명 중 경찰대 출신 비율은 62.2%(469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상위직급별로 보면 △경무관 80명 중 59명(73.8%) △치안감 34명 중 25명(73.5%) △치안정감 7명 중 3명(42.8%)이 경찰대 출신이다. 다만 그간 경찰대 출신의 위상이 원체 공고했던 탓에 완전한 주류 교체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국기문란”이라고까지 했던 ‘치안감 인사번복’ 사태는 국무조정실 조사 결과 행안부 치안정책관 개인이 저지른 단순 ‘오전송’ 실수로 결론 났다. 이에 대통령실이 사실관계에 대한 면밀한 조사 없이 성급하게 국기문란으로 사태를 규정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사건 발생 당시 이 장관은 “치안정책관은 잘못이 없다. (경찰청이) 확인을 안 하고 그냥 공지를 해버리니까 문제가 생겼다”며 경찰 책임을 부각했었다.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에도 대변인실을 통해 “치안정책관도 경찰청 소속”이라는 입장을 내놔 “앞뒤가 안 맞는 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행안부가 치안정책관이 경찰청에서 파견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런 이유로 경찰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도 ‘견강부회’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