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그린란드 남서부 뉘안 켄줄루아의 빙하가 녹아 퇴적물과 함께 흘러내리는 모습이 지난 22일 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위성에 포착됐다. 그린란드에선 이상 고온현상으로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약 60억t의 물이 바다로 방출됐다. AFP 연합뉴스

전문가 1년간 지속 가능성 경고
美 켄터키주선 폭우로 8명 사망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에 이어 이번에는 ‘물 폭탄’이 북반구를 강타했다. 미국 켄터키주에 쏟아진 폭우로 사망자가 두 자릿수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에도 폭우로 인한 ‘돌발 홍수’(flash floods)가 발생해 약 4000명이 대피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모든 지역에서 일 년 내내 폭우 발생빈도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켄터키주에 전날(27일)부터 이날까지 이틀째 쏟아진 맹우(猛雨)로 현재까지 8명이 사망했다.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주 역사상 가장 심각하고 파괴적인 폭우”라며 “사망자가 두 자릿수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이날 밤까지 비가 계속되면 빗물이 더 불어나 피해가 더해질 전망이다. 주택과 도로가 이미 물에 잠겨 수많은 인원이 자신의 집 지붕이나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버시어 주지사는 전했다. 행방불명된 이들도 다수다. 2만5000가구가 정전됐고, 휴대전화 서비스가 중단된 지역도 있어 피해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크게보기 2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리아의 도로가 밤새 내린 비로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UAE에서도 27일 호우로 돌발 홍수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약 870명이 구조됐고, 샤르자와 푸자리아 지역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해 약 4000명이 몸을 피한 상태다. 현지매체 더내셔널은 “이날 홍수로 30년 만에 가장 비가 많이 내린 7월이 됐다”고 전했다. 기상 당국은 인도 북부에서 파키스탄 남부를 거쳐 UAE로 향한 기압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지난 주말 카라치 등에서 내린 비로 최소 15명이 사망했다고 CNN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에 이어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폭염으로 인한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해 홍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소속 기후학자인 앤드루 호엘은 “산불이 났던 곳의 토양은 이전만큼 효과적으로 물을 흡수하지 못한다”고 NYT에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