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성남시 정책결정라인 불러
초기 민영개발 추진과정 등 조사
초대 추진위원장도 참고인 소환

반부패수사3부 중심으로 재편
후순위 밀렸던‘윗선수사’시동

이미지 크게보기 최근 검찰이 언론과의 구두 브리핑을 재개하고, 전 정권 대북 사건 등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수사팀 재배당 등 전열을 재정비한 이후 당시 성남시 대장동 개발 정책 결정 라인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이른바 ‘윗선’ 의혹 수사에 시동을 걸었다. 그간 수사에서 후순위로 밀렸던 ‘윗선’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한 수사를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전날 성남시 공무원 등 복수의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이 의원이 2010~2018년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시에서 도시개발 업무 등을 담당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대장동 초기 민영 개발 추진 과정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장동 사건 관련 검찰 수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에 집중돼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1일 2008~2010년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았던 이호근 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어 다음 날인 22일 2대 위원장인 이상락 씨도 조사해, 사업 초기 민영개발 추진 과정을 확인했다.

대장동 원주민인 이들은 지난 5월 “원주민 의사에 반해 토지를 수용하고 민간 업체인 화천대유에 천문학적 이익을 몰아줬다”며 이 의원과 황호양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등 15명을 배임과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대장동 원주민들이 사업 시행과 관련해 첫 형사 고발에 나선 거였다.

최근 검찰 소환 조사를 두고 윗선 수사에 시동을 건 게 아니냐는 평가다. 검찰은 성남시 정책 결정에 있었던 주요 실무진을 비롯해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본격화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윗선의 부당한 지시가 없었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최근 대장동 원주민들을 불러 조사하면서도 ‘민간’ 개발로 추진됐던 대장동 개발사업 방식이 ‘민관 합동’으로 바뀐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성남시장 후보자 시절 주민 집회에 참석해 민간개발 지지연설을 한 내용과 사진 등도 확보했다고 한다. 전날 검찰이 성남시 공무원을 부른 것도 이 같은 윗선 수사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이전 검찰 수사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민간 사업자들의 배임 혐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성남시 등을 중심으로 정책 결정에 있어 위법이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찰은 인사와 직제 개편 등으로 새 진용을 갖췄다. 구체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은 이달 중순 대장동 사건을 4차장 검사가 지휘했던 대장동 전담수사팀에서 이달 명칭을 바꾼 반부패수사3부(전 경제범죄형사부) 중심으로 재편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대장동 사업 윤곽이 드러나기 이전 시점을 들여다보는 건 당시 최종 결정권자였던 이 의원에 대한 수사에 초점을 맞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