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검찰은 되고 경찰은 회의 안되나...차별”
경찰국 설치 “국민·경찰 의견 수렴해야” 강조

이미지 크게보기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끝나고 류삼영(총경) 울산 중부경찰서장이 회의 결과를 밝히고 있다. 류 총경은 이날 대기발령됐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 추진에 반발하며 지난 주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 개최를 주도했다 대기발령된 류삼영 울산 중부서장은 과거 검찰개혁에 반발하는 평검사·검사장회의와 달리 총경회의로 인해 곧바로 인사 조치가 취해진 것에 대해 “경찰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25일 비판했다.

류 총경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전화인터뷰에서 “법관하고 평검사는 (회의해도) 되고 경찰은 안 된다 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 등 정부 측은 류 총경의 회의 개최 주도 및 참석 등에 대해 ‘경찰 공무원의 복종의무 위반’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류 총경은 이날 인터뷰에서 “정당한 직무명령에는 복종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 경찰서장들이 공식적인 절차를 받아서 승인을 받아서 관외를 이탈하고 관외를 여행하겠다는 승인을 받아서 개별적으로 다 사비를 들여서 휴일에 경찰의 일에 중대한 변화를 한번 논의해보자 하는 것은 직무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우리가 한 세미나 형식의 모임은 직무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직권명령 발동의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며 “오히려 불법한 직권명령을 내린 부분이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류 총경은 지난 23일 회의가 열리던 도중 경찰 지휘부로부터 “회의 참석은 불법이니 갑자기 해산하라고 직무명령이 내려왔다”고 밝힌 바 있다. 류 총경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도 출연해 이 같은 직무명령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충분히 검토를 하고 지금 그걸 준비하는 우리 동료들이 있다”고 밝혔다.

류 총경은 경찰국 추진에 대해 “정말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세 가지를 바꿔서 행안부 내 경찰국을 신설하는 이 졸속 추진을 잠시 중단을 하고 충분히 국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경찰 내부의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기적으로 (신임) 경찰청장이 들어서서 충분히 의견 수렴을, 40일 이상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는 등 절차적으로, 법적으로 내용으로 타당하고 문제가 없는 그런 상태에서 충분히 숙고해서 논의를 할 때까지 지금 급하게 진행되는 이번 주 화요일(26일) 진행되는 국무회의 통과를 잠시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류 총경은 지난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청은 회의가 열린 후 류 총경을 기존 울산 중부경찰서장에서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 소속으로 대기발령 조치했다. 류 총경은 이날 오전에만 KBS라디오를 비롯해 MBC·YTN·CBS 등 최소 4곳의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 출연하며 경찰국 신설에 대한 반박 입장을 강조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