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축구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AP 뉴시스

이미지 크게보기축구 빅클럽들이 외면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P 뉴시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둘은 공통점이 있다. 탁월한 골 감각을 자랑한다. 그리고 2021∼2022시즌을 마친 뒤,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소속팀에 “떠나겠다”고 통보했다. 세계적인 골잡이인 만큼 ‘러브콜’이 쏟아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레반도프스키는 일찌감치 스페인 프로축구의 명문구단 FC 바르셀로나로 갈 것이란 뉴스가 이어졌고, 소문대로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20일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레반도프스키를 데려오기로 합의했고, 이적료는 4500만 유로와 옵션 500만 유로 등 5000만 유로(약 670억 원)라고 공개했다. 레반도프스키의 연봉은 세후 900만 유로(12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호날두는 이른바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 유럽 언론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 첼시(잉글랜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 유럽의 빅클럽들이 호날두를 외면했다. 호날두와 그의 에이전트는 일부 구단에 “입단하고 싶다”고 제의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파리)와 더불어 ‘신계’에 속한다는 칭송을 받아왔다. 현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그리고 유벤투스에서 골 폭풍을 연출하며 리그를 주름잡았다. 호날두는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번, 레알 마드리드에서 4번 등 5차례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챔피언스리그 최다 출전 1위(187경기), 통산 득점 1위(141골) 기록 보유자가 호날두다.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작별’을 고한 이유는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1∼4위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21∼2022시즌 6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지금 호날두는 찬밥신세다. 물론 이유가 있다. 첫 번째 나이. 레반도프스키는 1988년생, 호날두는 1985년생. 3살 차이지만 24세와 27세가 아닌 34세, 37세다. 호날두는 이제 30대 후반, 축구선수로 ‘황혼기’이기에 거액의 이적료, 연봉(주급)을 주고 데려오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 호날두의 지난 시즌 주급은 48만 파운드(7억5000만 원), EPL 연봉 1위였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390억 원이나 된다. 그리고 2, 3년 뒤 기량이 여전하더라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계륵이 될 수도 있다.

두 번째 호날두 특유의 스타일. 다급한 호날두와 그의 에이전트는 빅클럽의 문을 두드리면서 ‘몸값’을 낮추겠다는 뜻도 전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그의 플레이는 화려하지만, 자기중심적이다. 홀로 득점기회를 만들고 골을 터트리는 재주가 뛰어나다. 선수단의 균형을 추구하는 지도자에게 호날두의 장점은 단점으로 비친다.

세 번째는 뒤늦은 취업 지원. 유럽 주요리그는 지난 5월 2021∼2022시즌 일정을 마무리했고 6월까지 다음 시즌에 대비한 영입, 이적 등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따르면 호날두는 7월 초 떠나겠다고 통보했다. 갈 만한 팀은 이미 새로운 선수단 진용 꾸리기를 마친 상태여서 호날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5월 2021∼2022시즌 최종전을 끝내고 “바이에른 뮌헨과 이별하겠다”고 공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준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