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전통시장도 긴장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으로 유통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22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지역축제 잇따라 취소
대목 기다리던 주류업계 허탈

대형마트·백화점 방역 강화나서
하반기 마케팅 전략 전면 재검토

편의점은 진단키트 판매에 분주

코로나19 6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유통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재개될 예정이었던 대규모 지역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고 신제품 출시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여름철 대목을 기대했던 주류·관광업계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방역 고삐를 다시 죄느라 고심하고 있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 키트와 백신 업체 등은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포함한 방역 물품이 다시 불티나게 팔려나가자 재고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재유행으로 7월 말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신촌 물총축제’, 강원 화천군의 ‘쪽배 축제’ 등이 모두 취소됐다. 예정된 행사들도 개최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마케팅을 준비하던 주류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다음 달 11일 개막할 예정인 ‘전주가맥축제’와 9월 부산 해운대의 ‘센텀맥주축제’ 등을 후원할 계획인데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비맥주도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 포항 칠포재즈페스티벌 등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참가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다음 달 예정된 소주 신제품 출시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코로나19 4차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이틀의 유급휴가를 주기로 했다. 배송기사가 소속된 운송사와 고객센터 상담 협력사에도 백신휴가 협조를 요청했다. 다른 업체들도 매장 소독이나 직원 마스크 착용 등 기존 방역조치들을 다시 점검하며 재유행에 대비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시행할 경우 소비심리 위축으로 기업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 계획했던 각종 마케팅 전략도 정부 방역조치에 따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유행에 따른 불안심리와 확진자가 늘면서 자가진단키트 판매는 날개를 달았다. 최근 일주일(7월 14~20일) 동안 G마켓의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921% 증가했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위생장갑 등 방역 제품들도 두 자릿수 이상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편의점 GS25와 CU에서도 같은 기간 진단키트 판매량이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정부가 지난 20일부터 의료기기 판매 허가를 받지 않은 편의점에서도 진단키트 판매를 허용함에 따라 제품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진단키트 판매가 늘면서 공급 차질을 우려한 편의점주들이 발주량을 늘려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