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손실 6000억 이상 추정
하청지회 “손배소 제기 말라”
협력업체 대표단 “수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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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박영수 기자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와 대우조선해양·산업은행 경영진은 손해배상 문제로, 경찰은 공권력 투입 문제로 ‘외통수’에 몰린 모양새다.

21일 대우조선 사내 협력업체와 금속노조 경남지부 등에 따르면 하청지회와 협력업체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가량 협상을 진행하다 정회했다. 전날 자정 직전까지 이어진 협상에서는 손해배상 소송과 고소·고발 철회, 폐업한 협력업체 소속 하청지회 근로자 고용 승계 등에서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가장 큰 쟁점은 원청인 대우조선과 협력업체가 제기했거나 제기하게 될 하청지회의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1독 반건조 선박 불법 점거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다. 손실액은 6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청지회는 워낙 손실액이 커 손해배상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최종 협상문에 담지 못하면 불법 점거 중인 독에서 나올 수 없는 처지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관계자는 “(점거 농성을) 풀려면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나서서 손실금 등 보전 처리를 해줘야 한다”며 “손해배상을 계속 주장하면 협상이 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22개 협력업체 대표단은 “손해배상 문제는 각각의 협력사가 있고 입장 또한 모두 달라 철회할 수 없는 데다 원청의 손실은 권한 밖”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원청인 대우조선 역시 직접 협상 당사자가 아니고 하청지회의 손실을 묵인할 경우 배임 혐의로 주주들에게 고소당할 수 있어 사인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하청지회와 금속노조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나서 손해배상 문제의 엉킨 실타래를 풀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경찰은 이번 주 내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하청지회 집행부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해 공권력 투입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농성자들이 시너 등 인화물질을 소지하고 있어 공권력 투입에 부담을 안고 있다. 그렇다고 불법행위를 방치할 수도 없어 경찰 지휘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